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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쟁이 이상황의 오늘 뭐 먹지?]프랑스식 갈비찜 ‘뵈프 부르기뇽’

입력 | 2020-09-02 03:00:00


‘428 레스토랑’의 소갈비 부르기뇽.

이상황 배리와인 대표

얼핏 보기에 우리나라 갈비찜과 비슷해 보이는 뵈프 부르기뇽(Bœuf bourguignon)은 ‘부르고뉴식 소고기 요리’라는 뜻으로 프랑스 부르고뉴 사람들에게는 영혼과 같은 음식입니다. 이 지역은 워낙 유명한 와인 생산지여서 와인을 사용하는 요리가 많습니다. 이곳의 피노누아르 와인과 유명한 샤롤레 소고기가 만나 자연스럽게 지역의 특산 요리가 되었습니다.

부르고뉴식 소고기 요리는 원래 지방이 적고 상대적으로 질겨 요리하기 힘든 부위를 와인과 함께 뭉근하게 오래 끓여 먹는 음식입니다. 서민적인 스튜 요리이지만 요즘 유명 셰프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하기도 합니다.

사용하는 부위도 목심, 우둔(牛臀), 사태에서 갈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와인의 풍미가 충분히 배어들게 하려면 오래 끓여야 해서 너무 부드럽거나 지방이 많은 부분은 잘 쓰지 않습니다.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호텔 크레센도 1층의 ‘428 레스토랑’에서 선보이는 뵈프 부르기뇽은 완전히 전통적인 모습은 아닙니다. 겉을 바삭하게 구운 갈비를 양념에 재워 8시간 동안 저온에서 익힙니다. 고기를 익히고 난 양념은 레드와인과 함께 졸여서 소스로 사용합니다. 따라서 국물이 흥건한, 클래식한 스튜 요리가 아니라 고기 따로 소스 따로 깔끔하게 플레이팅된 모던한 스타일이죠. 우리나라 사람이 선호하는 갈비 부위를 써서 한층 더 부드러운 식감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크림을 더해 풍부한 질감을 끌어낸 감자 퓌레와 낮은 온도에서 1시간 숙성한 수비드(sous vide) 계란이 곁들여 나옵니다.

이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은 아무래도 부르고뉴 피노누아르를 먼저 꼽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지브리 프르미에 크뤼 클로 살로몽’을 추천합니다. 이 와인은 충분히 드라이하면서도 타닌이 많지 않아 부드러워진 뵈프 부르기뇽과 아주 잘 어울립니다. 좀 더 저렴한 짝으로는 스페인산 ‘코만도 헤 라 브루하 데 로자스’도 훌륭합니다. 음식에 지방이 많으면 타닌이 많은 와인으로 짝을 지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추천할 만한 다른 음식으로는 통오징어샐러드, 치킨 플랫브레드, 전복 보리 리소토 등이 있습니다.

428 레스토랑은 ‘수불’ ‘달빛보쌈’ 등을 운영해온 김태영 대표가 최근 새롭게 리뉴얼했습니다. 인근 직장인과 외국인 투숙객을 염두에 둔, 격식보다는 캐주얼한 분위기로 즐길 수 있는 메뉴와 가격이 장점입니다. 2.5단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실시되는 요즘같이 예민한 시기에 여유 있는 공간도 추천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이상황 배리와인 대표 wine@veraison.co.kr

428 레스토랑=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428 호텔 크레센도 1층, 소갈비 부르기뇽 4만1000원, 통오징어 샐러드 1만7000원, 치킨 플랫브레드 2만7000원, 전복 보리 리소토 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