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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마이삭’, 한반도 관통”…美日 예보, 기상청 예측과 달라

입력 | 2020-09-02 11:33:00

제9호 태풍 마이삭, 한반도 상륙 하루 전
기상청 "경남해안 상륙, 동해로 빠져나가"
미국 JTWC은 우리나라 내륙 관통 예측해
일본도 한국보다 조금 더 서편 진로 전망
기상청 관계자 "서쪽에 있는 건조공기 탓"
건조공기·태풍 충돌 시나리오 따라 달라져
어차피 영향권 넓어 차이 안 커…대비 중요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제주도 서귀포 남쪽 해상에서 북상 중인 가운데, 한반도에 상륙하기 하루 전인 2일까지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의 태풍 경로 예측이 엇갈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반도 상공에 위치한 기압계와 태풍의 충돌 시나리오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마이삭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제주도 서귀포 남쪽 310㎞ 부근을 지나며 빠르게 북상 중이다. 기상청은 마이삭이 오는 3일 새벽 전후 경남해안에 상륙했다가 동쪽지방을 지나 동해안으로 빠져나간 뒤 북진하다가 북한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했다. 거제도와 부산 사이에 태풍이 상륙했다 동쪽지방을 지나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는 경로다.

하지만 일본과 미국의 예보는 우리나라와 다소 차이가 있다.

일본 기상청의 경우 한반도 상륙 위치가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서쪽에 위치한다. 전라해안과 경남해안 사이로 태풍이 상륙한 뒤 우리나라 예측치보다 조금 더 한반도 내륙에 머물다 3일 오전 9시 전에 조금 더 북쪽에서 동해상으로 빠져나가 북상하는 시나리오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의 경우에는 일본보다도 태풍 경로를 더 서쪽으로 분석했다. 경남해안과 전라해안 사이에 있는 여수나 통영 쪽으로 태풍이 상륙한 뒤 한반도 내륙을 관통한다는 경로다. 미국 예측대로라면 태풍의 중심부가 우리나라 중심부를 거의 그대로 관통한다.
이처럼 미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 사이 태풍 예측 경로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현재 마이삭이 동쪽 고기압과 서쪽에 있는 신선건조한 기압골 사이에서 북진하면서 강도와 경로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쪽에서 건조공기를 포함한 채 불어오는 북서풍이 태풍의 경로와 연관성이 크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북상할 때 서쪽에 있는 건조공기가 벽 역할을 하며 태풍 경로를 밀어낼 수도 있고, 태풍 하단부로 건조한 공기가 빨려 들어가 ‘저기압의 소용돌이’를 만들 수 있다”면서 “단순히 밀어낼 때는 태풍이 동쪽으로 치우치겠지만, 저기압의 소용돌이가 형성되면 오히려 건조한 공기가 태풍을 감싸며 끌어와 서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기압의 소용돌이 현상이 생기면 현재 북북동진하고 있는 태풍은 북진으로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 현재 나라별 태풍 경로 예측의 차이가 생긴 이유는, 이런 저기압의 소용돌이 현상이 태풍 경로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주는 시기를 다르게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JTWC는 저기압의 소용돌이 현상이 한반도 상륙 전부터 태풍 경로의 영향을 크게 줘 북진으로 방향을 바꾸며 한반도 내륙을 관통한다고 예측한다. 일본은 미국보다는 소용돌이 영향을 늦게 받는다고 분석했지만, 우리나라보다는 빨리 받는다고 분석해 마이삭이 한반도 내륙에 머무는 경로를 우리나라 기상청보다 길게 예측했다.
기상청은 마이삭의 세기 등을 고려해 저기압의 소용돌이가 태풍 경로에 영향을 미치는 시기를 미국이나 일본보다 더 늦게 잡았다. 때문에 북북동진하는 시기가 길어져 동쪽에 치우친 경남해안 상륙과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는 경로 분석이 나왔다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저기압 소용돌이 속도가 다소 느리고, 그래서 조금 더 늦게 태풍 경로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면서 “마이삭이 우리나라 부산이나 경남 해안 쪽에 상륙해 빠져나갈 때 그런 현상이 벌어지면서, 태풍은 동해상을 따라 북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나라별 태풍 경로 예측상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 정도가 크지 않아 어떤 시나리오든 우리나라가 받는 영향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통영으로 들어오나, 거제도 통해 부산으로 들어오나 그 변화의 곡류는 50~100㎞ 정도”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태풍의 눈이 점점 커지면서 우리나라의 한 시, 군, 구를 덮는 크기로 바뀔 것”이라면서 “태풍 주변에 소용돌이 동반 구름대는 한반도 전역을 다 덮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태풍 영향권이 넓기 때문에 경로보다 영향 대비가 더 중요하다는 취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