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서울 아파트 집단 감염은 지난달 구로구 아파트에 이어 두 번째다. 광진구 병원과 노원구 기도원에서도 확진자가 나와 소규모 집단 감염에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강남구 수서1단지아파트 관련 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 아파트는 2000가구가 사는 복도식 아파트다. 첫 감염자는 이 아파트 경비원 A 씨다. 지난달 28일 진단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다음날 또 다른 경비원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아파트에 사는 가족 3명과 A 씨가 일하는 동을 방문한 인근 아파트 주민 1명이 추가 감염됐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23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주민 11명이 추가 감염된 구로구 아파트 집단 감염 양상과는 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 구로구 아파트의 감염은 같은 동에서만 나왔다. 확진자가 나온 8가구 중 6가구는 같은 라인 다른 층에 있었고, 옆 라인 2가구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시는 수서1단지아파트 앞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주민 등 987명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경비원과 아파트 주민 간 관련성에 대해서는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며 “확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 동과 동주민센터, 복지관, 인근 어린이집 등 확진자 동선에 따라 접촉자와 감염경로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광진구 혜민병원에서는 1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첫 확진자는 지난달 31일 확진자로 분류된 이 병원 간호사다. 방역 당국이 이 간호사와 접촉자를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동료 간호사 3명과 간호조무사 3명, 의사 1명 등 9명이 추가 확진된 사실을 확인했다. 혜민병원은 31일부터 임시 폐쇄 됐으며 다시 문을 여는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병원 직원 7명이 모여 저녁 식사를 했는데 이 중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의심되는 의료진과 환자 등의 전수검사를 할 예정이다.
종교 소모임 관련 집단 감염 사례도 추가로 나왔다. 노원구 브니엘 기도원을 방문한 60대 여성이 지난달 28일 확진됐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이 여성이 15명을 접촉했고 이 가운데 기도원을 찾은 7명이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