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레드 슈즈’ 프리뷰 국립오페라단 레드 슈즈 초연 5일 오후 3시 무료 생중계 여러대 카메라로 입체적 조명 유튜브로 글로벌 공연될 가능성
목사(김승직)가 마담 슈즈(조한나)에게 어릴 적 빨간 구두를 선물한 것을 회상하는 장면을 연습하고 있다.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얼굴 가림막을 썼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음악적 퀄리티가 유지된다면 오페라는 온·오프라인에 따라 관객의 감동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오페라가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서 가장 촉망받는 장르로 꼽히는 이유다. 국립오페라단은 5월부터 공연을 취소하지 않고 무관중 영상으로 송출해왔다. 5일 오후 3시에는 안데르센 동화를 창작한 오페라 ‘레드 슈즈’ 초연을 네이버TV를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다.
작곡가 전예은(39)이 직접 대본 작업에 참여해 초연 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영상은 자막이 함께 서비스되니 극장에서보다 확실히 내용을 알 수 있다. 여러 대의 카메라는 오페라 가수의 표정과 섬세한 연기, 손짓까지 클로즈업해 음악과 문학의 앙상블을 살린다. 실제로 오페라 영상이 유행한 다음부터는 안나 네트렙코(49·러시아)처럼 성량보다 연기력과 외모가 훌륭한 오페라 가수들이 각광받는다.
영상에는 오케스트라피트 내부를 비춰줘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연주 장면까지 감상할 수 있는 일석이조도 누린다. 무대 위엔 춤추고 싶어 거짓말을 하고 빨간 구두를 신은 소녀가 있다. 소녀가 맘대로 춤을 멈출 수 없는 것은 인과응보지만, 영원히 그 춤을 멈출 수 없는 것은 잔인하기 그지없다. 오페라는 동화 ‘빨간 구두’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각색해 복수, 욕망, 자유의 이면을 잔혹하게 그린다.
음악이라는 만국 공통어로 잘 만든 오페라 영상은 유튜브로 순식간에 글로벌 공연이 될 가능성이 높다. ‘레드 슈즈’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오페라 공연도 싸이나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국악의 씽씽밴드처럼 코로나 시대에 ‘K오페라’로 나아갈 기회가 되지 않을까. 극장과 다른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무대연출이 관건이다.
황승경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