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원회서 부동산 공방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2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노 비서실장.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2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서민들이 왜 이렇게까지 빚을 내서 집을 사려고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이렇게 국민을 전혀 모른다”며 “30, 40대는 직장도 다녀야 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이사하는 것에 지친다.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는 게 더 합리적이라 그런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니 정책이 이렇게밖에 안 나오는 것”이라며 “현실을 제대로 좀 파악하라”고 했다.
노 실장이 “그렇다”며 “지금 서울 강남의 경우 4주째 가격이 오르지 않고 있다”고 하자 김 의원은 “폭등하던 상승세가 주춤한 것일 뿐”이라며 “가격을 낮추는 것이 정책 목표여야지, 안정화되는 건 비정상적”이라고 받아쳤다. 이날 노 실장은 “지금 주택담보대출이 얼마나 되는지 아느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답하지 못하고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에게 답을 넘기기도 했다.
부동산을 둘러싼 여야 간 논쟁은 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목적으로 경남 양산시에 매입한 사저로 번졌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은 “사저 부지에 단독주택도 포함돼 있어 문 대통령도 2주택자”라고 했다. 같은 당 박대출 의원도 “(대통령이) 솔선수범하려면 (기존 사저를) 매각하고 샀어야지, 아직 (퇴임까지) 2년이나 남았는데 급하게 샀냐”고 했다. 이에 노 실장은 “(현재) 양산 집은 이전 부지에 건물이 지어지면 처분할 계획”이라고 했다.
야당은 문 대통령의 농지법 위반 의혹도 제기했다. 곽 의원은 “대통령도 공무원이라 겸직과 영리 업무가 금지돼 있다”며 “농지법상 농지를 보유한 사람은 농업경영계획서를 내도록 돼 있는데 경영계획이 영리 업무 아니겠냐”고 했다. 노 실장은 “(문 대통령은 퇴임 후) 농업 활동을 할 것이다. 다만 그것이 영리 행위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운영위에선 성희롱 논란이 불거지며 회의가 한때 파행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태흠 의원이 자신의 발언 도중 끼어든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어깨를 손가락으로 찌른 것이 문제가 됐다. 김진애 의원은 “불결한 손가락이 제 몸에 닿았다는 것이 불쾌하고 얼얼하다”고 항의했고 김태흠 의원은 “내 인기척을 듣지 못해 어깨를 살짝 건드린 것일 뿐”이라고 했다가 “불쾌했다면 사과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