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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전문가 “북핵 문제 미해결 원인은 美 트럼프 행정부”

입력 | 2020-09-03 12:14:00

판지서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실속은 없다"
알렉산더 미나예프 "압력·제재로 해결 불가"
브룩스 "북한은 폐쇄적이고 투명성이 없다"




중국과 러시아 전문가들이 북한 핵 문제 미해결 원인 제공자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를 지목했다.

판지서 중국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소장은 3일 오전 ‘2020 서울안보대화 화상세미나’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3년 반이 지났는데 북핵 문제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실속은 없다. 많은 어려움이 있고 불확실하며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판지서 소장은 또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은 여러 차례 원칙을 세웠지만 방향성이 있을 뿐 구체적인 로드맵은 없다”며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칙과 방향을 로드맵으로 전환하는 잦은 실무 회의와 교류가 필요하다. 정상회담 후 후속조치가 없으면 회담 성과는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반도)비핵화는 지역안보 문제다. 따라서 여러 당사국이 참여해야 한다. 과거에는 양자, 3자, 6자간 관계를 통해 현안을 해결했다”며 “다양한 형식을 통합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알렉산더 미나예프 러시아 외교아카데미 교수는 “북한은 핵무기 생산과 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상응하는 조치를 미국이 취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미국은 제재를 유지했다. 압력과 제재만으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한반도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나예프 교수는 그러면서 “러시아는 대북 제재 해제에 찬성한다. 대북 제제가 북한 지도층이 아닌 일반 주민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기 때문”이라며 “제재가 계속되면 김정은 위원장의 영향력만 더 커진다. 제재가 해제되기 전에는 북한은 핵문제 해결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러시아 관계에 대해선 “러시아와 미국, 중국 간 갈등이 커지는 과정에서 다른 국가의 핵개발 시도를 용인할 가능성이 있고 각 지역의 라이벌 관계를 관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러시아와 미국은 경쟁 관계를 어떻게 관리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핵 확산에 이르는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자 미국 전문가는 북핵 문제에 진전이 없는 것은 북한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북한의 성향에 대해 “북한과의 관계 자체가 어렵다. 북한은 상대하기 어렵다. 북한은 이해하기 어렵고 소통하기 어렵고 예측하기 어렵다”며 “폐쇄적이고 투명성이 없다. 이로 인해 관계 진전이 상당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어 “늘 그렇다. 언제 문을 열지를 북한이 결정하고 언제 문 닫을지도 북한이 결정하고 언제 변화할지도 북한이 결정한다”며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 사이 핫라인 전화도 북한은 한 번도 안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