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유니온 조합원들이 29일 오후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8번 출구 앞에서 2020년도 총회를 마친 뒤 오토바이를 타고 테헤란로를 행진하고 있다. 2020.4.29/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배달음식 주문량이 폭주하면서 ‘라이더 연봉 1억 시대’라는 말이 나오자 라이더들이 “사실과 다르다”며 제도 개선을 호소하고 나섰다.
라이더유니온은 3일 ‘배달라이더 연봉 1억? 진실은 이렇다’ 제목의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유니온은 먼저 “라이더들의 연봉이 1억이라는 기사가 나오면 라이더들을 위험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상대적으로 연봉이 적은 라이더들이 ‘왜 나는 이렇게 수익을 못 내지’하는 생각에 무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연봉 1억’은 과장된 표현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특수고용노동자에 속하는 라이더들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야간·연장·휴일수당이나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오토바이 유지 비용도 개인이 부담하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일을 하다가 큰 사고라도 겪으면 벌었던 돈마저 다 토해내는 경우가 많다”며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라이더의 수익이 많은 금액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연봉 1억’도 주문량이 많은 주말에 우천 할증까지 붙었던 상황을 기준으로 계산돼 과장이 있다고 강조했다. 기본배달료는 3000원 정도로 낮은데 각종 프로모션으로 추가 수익이 붙는지 여부에 따라서 수익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날 유니온은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에서 각각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쿠팡이츠 라이더 상위 5명의 하루 수익이 공개됐다. 지난달 29일 기준 강남구에서 많은 수익을 올린 1위는 약 58만원(64건), 5위가 46만원(46건) 수준이었다. “쿠팡이츠에 접속하는 3만3000명 가운데 15명의 수익을 가지고 ‘연봉 1억’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한 치킨집 운영자는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는 주문을 한 번 받아도 배달을 여러 개 갈 수 있으니까 라이더들이 그쪽으로 몰린다”며 “그러다보면 영세자영업 음식점 배달은 늦어진다”고 호소했다.
현재 기본 배달료가 낮아 수익이 불안정하고 각종 사고도 발생하는 만큼, 기본배달료를 안전운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높이는 ‘안전배달료’을 비롯해 배달산업 생태계를 유지할 법체계를 논의하자고 이들은 주장했다.
구교현 유니온 기획팀장은 “코로나19가 쉽게 끝나지 않는 상황에서 1000만 인구 서울의 경우 도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배달 서비스가 필수적”이라며 “라이더들의 일하는 근무조건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