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콘텐츠의 전성시대다. 예전에는 콘텐츠라 한다면 문화나 예술, 혹은 방송의 소재를 말하는 것이었으나 지금은 콘텐츠는 마케팅의 소재로서 더 주목받고 있다. 기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콘텐츠화 하는 능력이 중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들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개하고 있는 각종 프로그램에도 이러한 경향이 드러난다. 에너지 및 산업자동화 전문 기업인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 한국지사가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진행한 유니버시티 앰버서더(University Ambassador) 2기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프로그램에 선발된 16명의 대학생들은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소셜 미디어 콘텐츠 및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브랜드 콘텐츠 개발 업무에 참여했다. 선발자들은 이공, 경영, 어문계 등 다양한 전공자들로 구성되었으며, 실무자들과의 인터뷰 및 익산 스마트 팩토리 현장 방문 등 색다른 미션(과제)을 수행한 것도 눈에 띈다. 이공계 학생도 스토리텔링에, 인문계 학생도 기술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온라인 인터뷰에 응한 김지용(좌측상단), 권태리(우측상단), 박수진 학생(좌측하단)과 이효은 매니저(우측하단) (출처=IT동아)
취재진은 이번 활동을 통해 최우수 앰버서더로 선정된 김지용(1등), 권태리(2등), 박수진(3등) 등 3명의 학생 및 이 프로그램의 기획 및 진행을 담당한 슈나이더 일렉트릭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팀 이효은 매니저와의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요구되는 마케터의 역량, 그리고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의 자세에 대해 살펴봤다.
Q1.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김지용: 연세대학교 국제대 환경에너지과학공학부 2학년에 재학 중이다. 평소부터 이노베이션, 지속가능한 개발 등의 키워드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예전에 슈나이더 일렉트릭에서 개최한 아이디어 공모전인 고그린 (Go Green)에 참여하려다 기간이 지나서 아쉬웠는데 그 대신 실무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유니버시티 앰버서더에 도전하게 되었다.
권태리: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2학년이며 경영학 심화전공을 하고 있다. 재무 및 회계에 관심이 많다. 카드뉴스 제작이나 SNS 마케팅, 취재, 브랜딩 등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유니버시티 앰버서더에 지원했다.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많고 앞으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가 꿈이다. 이를 위해 기술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더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박수진: 동의대학교 산업융합시스템공학부 3학년이며 네트워크나 IoT(사물인터넷)에 흥미가 있어 이런 기술을 산업에 적용하고 있는 슈나이더 일렉트릭에도 고등학생 때부터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이 회사의 블로그도 구독했는데 거기에 실린 각종 카드뉴스, 특히 유니버시티 앰버서더 1기 활동을 보고 흥미를 느껴 이번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이효은: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팀 매니저이며 소셜미디어 운영도 하고 있다. 작년 1기에 이어 올해 유니버시티 앰버서더 2기의 기획부터 모집, 운영까지 담당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1836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18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기업으로, 데이터센터 및 공장, 빌딩 등의 에너지 효율 개선과 자동화에 힘쓰고 있다.
Q2. 슈나이더 일렉트릭 유니버시티 앰버서더의 내용 및 기획 의도는?
이효은: 이번 프로그램은 한국지사에서 기획한 것인데 4차 산업혁명에 관련된 스마트 빌딩, 스마트 팩토리 등의 콘텐츠를 20대 대학생들의 관점에서 만드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문∙이과 학생을 두루 모집해 최신 트렌드 온라인 세미나 기회를 제공하고, 익산 스마트 팩토리 방문 등의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런데 학생들의 콘텐츠를 보니 기대 이상으로 수준이 높았고 사내 반응도 좋았다. 학생들의 콘텐츠가 공식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 SNS에 개재되어 실제 마케팅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유니버시티 앰버서더 활동에 임하는 학생들(출처=슈나이더 일렉트릭)
Q3.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기억에 남는 점은?
김지용: 다양한 미션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회사의 전문가와 진행하는 마스터 인터뷰, 그리고 익산 스마트 팩토리 방문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인터뷰의 경우는 내용도 좋았지만 개인적인 대화를 통해 인생 및 진로상담도 할 수 있었다. 앞으로의 삶은 융합적 사고와 다양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복수전공을 고민했다.
권태리: 최근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진행한 ‘이노베이션 토크(Innovation Talk): 뉴노멀 시대의 스마트공장’ 에서 ‘공급망 혁신’을 다룬 강의를 듣고 기사를 쓴 것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급망 혁신을 통한 민첩성 확보가 중요해졌는데,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통합 IoT 기술인 에코스트럭처(EcoStruxure)도 이것과 관련되어 있다. 각종 자료를 찾느라 힘들었지만 결과물에 만족한다.
박수진: 본인이 이공계이지만 글을 쓰고 읽는 것도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제품과 솔루션을 잘 아는 건 아니었지만 하나하나 배워가는 재미가 있었다. 기사를 쓰는 작업은 나의 분야를 살리며 좋아하던 글쓰기를 하는 것이라 더욱 그랬다.
Q4.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과 이를 극복한 과정은?
김지용: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을 통해 콘텐츠 기획 등을 하다 보니 화상회의 솔루션에 많은 부분을 의지해야 해야 했고 의견조율도 어려웠다. 이 과정에서 매니저님의 도움이 컸는데 물어보면 빨리 응답해 주셨고, 퇴근 이후 시간에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권태리: 자신의 지식을 구체화해서 글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는데 ‘분산제어시스템’ 같은 어려운 말을 들으면 원리를 잘 이해하는지 확신이 없어 습득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직원 분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특히 각종 영문 및 국문 서식을 비롯한 다양한 자료를 제공받았는데 이를 통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박수진: 가장 어려웠던 점은 팀원들과 함께 소통하는 것이 여의치 않았다는 것이다. 줌이나 카카오톡 등의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이용했으며, 특히 팀장이었던 김지용씨가 투표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조율을 참 잘 했고 시간이 빠듯한 상황에서 힘들게 진행하면서도 팀원들을 잘 이해해줬다.
이효은: 역시 코로나19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만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변수였다. 3월 유니버시티 앰버서더 발대식이나 정기회의 등도 모두 온라인으로 했다. 전반적인 운영 계획이 많이 달라졌고, 무엇보다 오프라인으로 만나 슈나이더 일렉트릭에 대해 잘 알려주며 서로 친해질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모두들 잊지 못할 귀중한 경험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
Q5. 이번 프로그램의 성과에 대한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평가는?
이효은: 이런 활동은 우리와 참여학생들의 기대를 합치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에 미션의 설계 및 동기부여에 관한 고민이 많았다. 학생들은 특히 학교에서 배우기 어려운 실무적인 경험을 원했기 때문에 10년 이상의 업력을 지닌 실무자와의 인터뷰나 새 사무실 방문, 익산 스마트 팩토리 취재 등의 특별한 활동을 마련했다. 작년에 비해 여러모로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만족하고 있다. 마지막 해단식을 할 때 설문조사를 했는데 프로그램 만족도가 10점 만점에 9.1점이었고 지인에게 추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100% 찬성이었다.
Q6. 진로를 포함한 향후 계획은?
김지용: 예전부터 에너지 기술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이번 활동을 통해 슈나이더 일렉트릭을 알게 되었고, 통계학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향후 데이터 분석을 중시하는 에너지 전문가가 되고 싶다.
권태리: 벤처캐피탈 등의 업계에서 스타트업을 키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그쪽은 이공계가 다수라고 하여 용기가 사라진 상태였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분야에 상관없이 열린 기회가 많다는 것을 알았다. 향후 투자심사역, 벤처캐피탈리스트 등을 목표로 더욱 정진할 것이다.
박수진: 유니버시티 앰버서더 2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다수 습득했고 함께 한 분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고 본인의 부족한 점도 실감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네트워크 및 IoT 분야의 전문가가 될 것이다.
Q7. 이런 대외활동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전할 조언이 있다면?
지용: 관심있는 분야는 기다리지 말고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 이번 프로그램 역시 단순히 에너지 기업의 업무내용에 대해 알고자 도전한 것이었지만 최신의 트렌드를 알게 되는 등의 뜻밖의 성과도 있었다.
권태리: 포토폴리오에 자신의 열정을 담아야 한다. 그리고 내가 왜 이 활동을 하는지를 생각하며 임해야 한다. 본인은 기술공학 관련 지식이 거의 없었지만 1기 선배들의 활동을 참고하며 콘텐츠 내에 나의 경험과 의견을 적극적으로 담으려고 노력했다. 자신의 전공이 무엇인지는 개의치 말고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뽑아내면서 답을 찾아갔으면 한다.
박수진: 이런 대외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고민하지 말고 일단 시작을 해 보길 권한다. 나는 이 활동이 하고 싶다고 다짐하며 무작정 뛰어들어 보면 없던 자신감도 생긴다. 이런 활동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지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효은: 2기 학생들이 콘텐츠를 올리면 3기는 언제 모집하냐는 문의도 들어오고 있다. 이런 과정을 많은 분들이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년에 3기를 모집할 예정인데, 미리 뭔가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지 말고 같이 배워간다는 생각으로 부담 없이 지원했으면 한다. 앞으로 더 다양한 실무자와의 만남을 통해 슈나이더 일렉트릭을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