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지난 2일 오후 강원 양양군 서문2리 일대가 물에 잠겨 있다. 양양군에 따르면 이날 시간당 최대 124.5㎜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양양군청 제공) 2020.9.3/뉴스1 © News1
“살면서 이런 파도는 처음 겪어 봤습니다.”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강한 바람과 폭우가 쏟아진 3일 강원지역 곳곳에는 마이삭이 할퀴고 간 자국들로 처참했다.
전국이 태풍 마이삭의 영향권에 들었지만 특히 이날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었던 동해안은 피해가 컸다.
파도는 당시 임원항에 정박돼 있던 어선 20~30척을 덮쳤다. 공식적으로 이 중 총 4척이 전복됐지만 임원지구 한 주민에 따르면 16척이 침몰 등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방파제를 넘은 바닷물은 결국 임원 시가지로 밀려 들어와 임원항 상가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임원지구 몇몇 주민들은 전날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걱정이 돼 밤새워 현장을 지켜봤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쯤 거센 바람이 불기 시작됐고 이후 5시쯤 엄청난 파도가 치기 시작했다.
전날 어선을 미리 묶어두는 등 대비를 했지만 파도가 방파제를 넘을 수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삼척시에 따르면 이 외에도 관내에서 장미공원, 삼척중학교, 주택 등이 침수됐으며 남양동 119세대가 정전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곳곳 도로가 침수되고 캠핑카가 떠내려가기도 했다.
현재 정확한 피해 수치는 집계 중이다.
강릉도 태풍 피해가 심각했다. 시에 따르면 총 88건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주택침수 23건, 상가침수 3건, 농경지 2건, 차량침수 2건 등 총 31건의 사유시설이 피해를 입었으며 단순도로침수 41건, 토사유출 5건 등 총 57건의 공공시설이 피해를 입었다.
또 옥계면 낙풍1리에서는 태풍으로 산사태가 우려돼 80대 노인이 타지역의 여동생 집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시간당 최대 125㎜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양양에서도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접수된 신고는 도로 침수·유실 248건, 상수도 관련 9건, 하수도 역류 등 3건, 하천 유실·범람 5건, 주택 침수 43건, 차량 침수, 축사 침수, 캠핑장 침수 등이다.
일부 아파트에서는 정전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역 하천인 광정천, 장승천, 해송천이 범람될 위기에 놓이자 주변 마을 주민 292명(현재 더 집계 중)이 대피하기도 했다.
광정천 인근 마을인 하광정리 이장인 오재남씨(54)는 “하광정리 발개미 마을은 침수가 돼 주민들을 빠르게 대피시켰다”며 “루사, 매미 때는 오랜 시간 많은 비가 내렸지만 이번에는 그때보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이 온 것 같다”고 밝혔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일 0시부터 3일 오후 4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미시령 496㎜, 진부령 491.2㎜, 향로봉 478.5㎜, 양양 333.5㎜, 강릉 231.4㎜, 고성 230㎜, 속초 211.5㎜, 태백 201.2㎜, 삼척(근덕) 116㎜ 등이다.
최대순간풍속은 미시령 42.8㎧, 설악산 41.4㎧, 강릉(연곡) 24.2㎧, 고성(현내) 23.8㎧ 등을 기록했다.
2~3일 태풍으로 인한 강원도 내 소방활동 실적(오후 4시 기준)은 346건이다.
현재 강수 강도는 많이 약해졌지만 여전히 산지 등에서 최대 풍속 35㎧의 강풍이 불고 있고, 마이삭에 이어 제10호 태풍 하이선도 한반도로 접근하고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한편 태풍 하이선은 7일 부산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강릉=뉴스1)
(강릉=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