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마이애미전 6이닝 1실점, 팀 연패 끊고 3승… ERA 2.72로 잇단 주루-견제사에 실책도 겹쳐, 도움 못 받았지만 스스로 헤쳐가 “동료들도 잘해보려다 그리 된 것”
토론토 류현진(오른쪽)이 3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이번 시즌 최다 타이인 8탈삼진을 기록했다. 토론토는 미국 가수 MC 해머의 1990년 히트곡 ‘유 캔트 터치 디스(U Can't Touch This)’에서 따와 ‘류 캔트 터치 디스(Ryu Can't Touch This)’라며 이날 류현진의 활약을 소개했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를 상대 타자가 건드릴 수 없었다는 뜻이다. 사진 출처 토론토 트위터
‘블루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은 KBO리그 한화에 몸담고 있던 2012년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강타자를 상대할 때는 동료들을 믿고 던진다’는 초등학생 야구부 선수에게 ‘그러면 안 된다’면서 이렇게 조언했다. 당시 약체였던 한화의 동료들로부터 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자신의 현실을 담은 발언이었다.
메이저리그 취재진 눈에도 류현진의 이런 심정이 보이는가 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운영하는 ‘MLB닷컴’에서 토론토 담당을 맡고 있는 키건 매더슨 기자는 류현진이 시즌 세 번째 승리를 따낸 3일 마이애미 방문경기를 이렇게 총평했다. “류현진이 대걸레와 양동이를 손에 들고 자기 등 뒤에다 동료들이 만든 난장판을 거의 다 깨끗하게 치웠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이날 경기 소식을 전하면서 “토론토 선수단이 이해할 수 없는 실수를 너무 많이 저질렀다”고 평했다. 특히 조너선 비야르가 심했다. 비야르는 1회초 공격 때 좌전 안타를 친 뒤 무리한 주루플레이로 2루까지 내달렸다가 ‘여유 있게’ 아웃당했다. 2회말 수비 때는 무사 1루 상황에서 병살타성 땅볼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실책을 저지르며 무사 1, 2루 위기를 만들었다. 비야르는 3루 주자로 나가 있던 4회초 2사 1, 3루 상황에서도 포수 견제에 아웃당하면서 찬스를 무산시키기도 했다.
3회말 수비 때 강습 땅볼 타구를 직접 처리한 뒤 혀를 내밀며 웃고 있는 류현진.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류현진은 “동료들이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잘해보려고 노력하다가 그렇게 된 것”이라면서 “선발 투수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대인배 면모를 보였다. 그 대신 “(구단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공격적으로 전력을 보강한 건) 좋은 징조다. 선수들도 하루하루 매 경기 이기려고 준비해야 한다”며 동료 선수들에게 책임감을 주문했다. 이런 주문 역시 매더슨 기자가 기사 제목에서 쓴 것처럼 ‘마땅히 에이스가 해야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