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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은 어떻게든 버텼는데…” 거리두기 연장에 시름 깊어진 자영업자들

입력 | 2020-09-04 20:07:00

자영업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따른 매출 부진에 배달비 인상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으며 직접 배달을 고민하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추가 비용 지출까지 더해진다면 폐업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일 서울의 한 식당가 밀집지역에서 배달원이 음식 배달에 나서고 있다. 2020.9.2/뉴스1 © News1


“1주일은 어떻게든 버텼는데 전기세라도 아끼려면 차라리 문을 닫는 게 낫죠.”

수도권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조치가 13일까지 1주일 연장된다는 발표가 나온 4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2층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임모 씨(66)는 이날 정부 발표를 접한 뒤 이렇게 말했다. 임 씨는 “오후 9시까지밖에 영업을 못하다보니 평일 저녁 2,3팀 오는 게 전부다. 하루 매출이 10만 원도 안 되는데 이런 상황이 최소 일주일 더 늘어난다니 버텨 낼 재간이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노량진시장에 있는 횟집 24곳 가운데 6곳은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강화된 지난달 30일부터 이미 영업을 중단했고, 연장 조치에 따라 문을 닫는 곳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양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A 씨는 2일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손실로 9일까지 휴업하겠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가게를 닫아두고 있다. A 씨는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문을 닫은 것인데 휴업 기간을 늘려야할 것 같다”며 “인건비 부담이 커서 가게를 운영할수록 적자가 나기 때문에 문을 열어도 고민 닫아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일부 식당들은 아예 문을 닫고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조치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일부 업주들은 이 같은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서 식당을 하는 이모 씨(33)는 ‘낮술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한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오후 9시 전에 영업을 종료해야 하기 때문에 낮 시간 손님을 최대한 받으려는 것이다. 또 배달이 가능한 각종 세트 메뉴도 새로 만들고 있다.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에 따라 당분간 손님을 받을 수 없는 PC방 업주들은 음식 배달에 뛰어들기도 한다. PC방 손님들에게 팔던 간식 메뉴를 ‘배달의 민족’ 등 배달 전문 서비스를 이용해 판매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서 PC방을 하는 박모 씨(46)는 “플랫폼에 등록한 뒤 수수료를 내야하고, 음식 용기도 마련해야 해 새로 발생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