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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가 국내 금융시장에서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면서 올해 시작될 상장작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카카오뱅크는 장외 시장에서 이미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시가총액을 추월했다.
올해 들어 실적이 급격하게 좋아진 데다가 관계사 카카오게임즈의 공모 청약 흥행으로 덩달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금융지주사와 비교해 자산규모 격차가 커 고평가라는 지적도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주식은 지난 4일 증권플러스 앱 기준 장외 시장에서 9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총발행 주식 수인 3억6509만6442주를 반영하면 시가총액은 36조1445억원에 달한다.
카카오뱅크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은 올해 들어 파죽지세의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실적이 반영된 결과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1.9% 늘어난 453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137억원)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카카오뱅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비대면 선호 현상의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다는 평가다. 카뱅에 계좌를 개설한 고객은 지난해 말 1134만명에서 6월 말 1254만명으로 증가했다. 경제활동인구 44.3%가 카뱅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 덕분에 주력 상품인 신용대출과 전월세보증금 대출 등의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4조8800억원에서 올 상반기 17조6800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실적 호조를 반영해도 34조원에 달하는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는 의견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KB금융(569조5000억원·40조3000억원), 하나금융(441조5000억원·30조4000억원), 우리금융(380조원·25조8000억원), 기업은행(334조2000억원·24조2000억원)과 비교해도 모두 10배 이상의 큰 격차를 보인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성장 잠재력은 높지만 다른 시중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은행이라는 규제의 테두리 안에 있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신규 대출을 취급하기 위해서는 신규 자본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궁극적으로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 희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바젤III 기준 BIS 비율은 14.03%로 금융감독당국 권고치인 14%를 넘었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향후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선 신규 대출 증가액에 비례해 자본도 늘려야 한다. 카카오뱅크의 국내 대출 점유율(신한·KB·하나·우리·기업·카뱅 등 6개사 2분기 기준)은 현재 1.1% 수준인데 5%까지 높이기 위해선 대출을 82조7000억원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선 현재 자본의 3배 수준인 4조9000억원을 신규로 마련해야 한다. 결국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 희석이 뒤따르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하고, 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 등 공모주 청약에서 광풍에 가까운 열기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장외 주식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장외시장에서 카카오뱅크의 거래량이 많지 않은 만큼 적정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고 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