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사람들은 의사들도 권리를 지키기 위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하는 반면 생명을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환자를 외면하는 파업을 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갖기도 한다. 여기에다 이번 의사 파업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진행된 것이어서 여론의 호응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의사와 정부 간의 갈등은 일단 봉합 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다급한 상황에 처한 정부로서는 의사협회의 목소리를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의협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재논의하기로 한다는 합의문을 이끌어냈지만 신뢰는 흔들렸다.
우리나라의 의사 신뢰도는 낮은 편이다. 2년 전 한 글로벌 마케팅사에서 23개국의 직업 신뢰도를 비교조사해 발표한 바 있다. 1위는 과학자였고, 2위는 의사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신뢰도 2위는 의사였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좋은 평가가 아니었다. 의사 신뢰도가 23개국 중에서 현저한 격차로 최하위였기 때문이다. 23개국 평균 의사 신뢰도는 56%였으나 우리나라의 의사 신뢰도는 28%에 그쳤다. 같은 조사에서 우리나라 일반인에 대한 신뢰도는 22%로 의사 신뢰도(28%)와 비교해 차이가 크지 않았다.
올 상반기(1∼6월) 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면서 의사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매우 높아졌다. 국민의 생명을 위해 땀 흘리는 의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감사 캠페인까지 전개됐을 정도였다. 이제 의사와 정부가 힘을 합칠 때다. 그래서 의사들이 수고하는 만큼 국민적 신뢰를 얻는 날이 오길 바란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