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문희’ 출연 이희준 “치매부모 모시는 분 찾아가 삶의 무게 체감”

“두원은 저보다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촬영을 하다 두원의 집에서 낮잠을 자고 눈을 떴는데 ‘이게 만약 현실이라면?’이란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저도 9개월 된 아들을 키우고 있는데 아이를 안고 1시간 서 있는 것도 힘들거든요. 저라면 너무 막막할 것 같았어요. 두원은 이 상황을 버티고 살아간다는 것 자체로 영웅인 것 같아요.”

두원(오른쪽)과 그의 엄마 문희가 두원의 딸 보미의 뺑소니범을 잡기 위해 두원이 일하는 보험회사에서 자동차 사고 보험 신청 문서를 살펴보고 있다. CGV 아트하우스 제공
이희준은 카메라 밖에서도 나문희를 ‘어머니’라고 불렀다. 실제 모자 같은 ‘케미’가 구축됐기에 애드리브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식당에서 두원이 문희에게 ‘이제 어떡하죠?’라고 묻는 신이 있어요. 촬영 때 선배님께서 동그랑땡을 제 입에 넣어 주셨어요. 대본에 없던 애드리브였죠. 당황하다가 저도 동그랑땡을 같이 입에 넣어드렸어요. 입가에 묻은 걸 닦아드리기도 하고요. 영화를 본 분들이 가장 가슴 아린 장면이었다고 많이들 말씀해 주셨어요.”
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대통령경호실장, ‘1987’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 등을 연기한 이희준은 늘 ‘가슴이 뛰는 대본’을 택한다.
“소속사에서 출연을 반대하더라도 제가 꽂히면 대표님을 설득해서라도 출연해요. ‘다음엔 어떤 역을 해야지’라고 계획하기보다 그 순간 제 마음이 향하는 작품에 집중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