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한 직원이 사옥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 News1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5G 잭팟’을 터트렸다. 현지 1위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에 거의 8조원에 이르는 5G 솔루션을 공급한다.
재계에선 삼성전자의 이번 수주가 이재용 부회장의 사업 확대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2018년 이 부회장은 바이오, 인공지능(AI) 등과 함께 5G를 삼성의 ‘4대 미래성장 사업’으로 점찍은 바 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한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 3개국에서 ‘5G 리더십’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는 최근 이 부회장 주도로 6G(6세대) 기술 선행에 착수하며 미래 핵심기술 경쟁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수주는 국내 이동통신 업계에서 단독 계약 기준으로 최대 규모에 이른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도 주파수 부족 문제로 5G망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버라이즌이 최근 주파수 경매를 통해 새로운 주파수를 확보하면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영향이다.
더욱이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대해 퇴출 수준의 강도높은 제재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버라이즌과 손을 잡으면서 삼성전자는 5G 통신 분야에서 글로벌 주요 국가에 모두 진입하게 됐다. 2018년에 이미 미국 4대 통신사 중에서 3곳과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4월에는 한국에서 이통3사와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주도했다.
지난 3월에는 일본 KDDI와 5G 상용서비스를 개시하면서 한미일 3국에서 5G 시장을 이끌고 있다.
5G 성공을 토대로 삼성전자는 차세대 기술이 될 ‘6G 네트워크’ 선행개발에도 착수했다. 지난 7월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을 제공한다’는 슬로건으로 6G 백서를 내놓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5G 경쟁력 강화와 동시에 6G 선행 연구에 착수했다. 6G 기술은 이르면 2028년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삼성리서치를 방문해 선행기술 연구개발 등을 보고받은 뒤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아울러 계약 기간이 길고 규모가 큰 ‘인프라’ 성격의 통신장비 사업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에 둔 이 부회장의 후방 지원도 효과적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지난해에는 인도 최대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를 소유한 릴라이언스그룹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자녀 결혼식에도 초청받아 참석하는 등 해외 리더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장기적 안목으로 통신장비 시장에서 중장기 투자를 챙기면서 앞선 오너들의 반도체 사업에 비견될 만한 삼성의 미래 성장사업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