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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존슨 “브렉시트 협상, 내달 15일까지 타결 안되면 포기”…최후통첩 왜?

입력 | 2020-09-07 17:00:00


영국 정부가 지난해 유럽연합(EU)와 체결한 브렉시트 협정의 일부 내용을 무력화시키는 법안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기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다음달 15일까지 EU와 미래관계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협상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북아일랜드 세관, 자국 시장과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등의 분야에서 EU와의 탈퇴합의를 거스르는 내용이 포함된 내부시장법을 9일 발표할 예정이다. 브렉시트 협정보다 영국법을 우선 적용해 자국 정책에 EU의 입김을 막겠다는 게 새 법안의 목적이다.

지난해 10월 영국과 EU는 브렉시트 협정에 합의했다. 이견이 컸던 EU 회원국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사이의 통행·통관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북아일랜드에 법적으로 영국의 관세체계를 적용하되 실질적으로 EU 관세동맹 안에 남기는 ‘두 개의 관세체계’를 두는 방식으로 합의를 이끌었다.

이에 영국 정부는 북아일랜드 시장에 영향을 줄 경제정책을 EU 측에 미리 알리기로 했다. 북아일랜드에서 영국 내 다른 지역으로 상품을 보낼 때도 기업들이 세관서류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러나 새 법을 제정해 이런 절차를 생략해 자국시장에 대한 정책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존슨 총리는 “EU와 미래관계 합의안이 다음 달 15일까지는 마련돼지 않으면 양측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될 수 없다. 노딜 브렉시트가 되면 영국에는 더 좋은 결과가 될 수 있다”고 6일(현지 시간) 강조했다. 8일 시작되는 8차 협상을 앞두고 EU를 압박하는 한편 세계무역기구(WTO) 무역 규정을 기반으로, 항공 등 중요한 분야 만 별도 합의를 체결하는 ‘EU-호주 FTA’ 모델을 대안으로 삼겠다는 의도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EU는 “국제 협정을 어기는 행위로 영국의 명성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대표도 “EU는 영국의 이익을 위해 우리 원칙을 희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팽팽한 대립을 예고했다.

영국은 1월 31일 브렉시트를 시행했다. 올해 말까지는 영국의 EU 회원국 지위를 유지시키되, 내년부터 양측에 적용될 무역관계 협상을 3월부터 7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8차 협상에서도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내년부터 영국과 EU 사이 관세를 비롯한 경제장벽이 생겨 세계경제의 생산이 0.2% 이상 감소하는 등 충격이 클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경고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