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Green Action!] <6> 플라스틱 재활용률 높이자
생수 페트(PET)병을 활용해 만든 니트와 가방. 투명하고 이물질이 묻지 않은 페트병일수록 고품질의 섬유를 생산할 수 있다. 플리츠마마 제공
○ 올바른 분리배출 방식 홍보 앞장
“바나나맛 우유 마시면서 지구를 지키는 방법은? 뜯고, 먹고, 세탁!”
빙그레는 6월 자사 제품인 바나나맛 우유를 활용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플라스틱 용기와 알루미늄 뚜껑을 분리하고 우유를 마신 뒤 물로 헹궈 버리는 분리배출을 하고 인증사진을 찍어 올리는 ‘단지 손세탁 챌린지’다. 7월 24일부터는 보름간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는 ‘단지 세탁기’를 비치해 소비자들이 직접 우유병을 씻어 보는 체험도 진행했다.
바나나맛 우유병을 세척하는 ‘단지 세탁기’. 빙그레 제공
앞서 오비맥주도 5월부터 한 달간 ‘캔 크러시 챌린지(Can Crush Challenge)’ 캠페인을 진행했다. 알루미늄 캔을 그냥 버리면 내부에 쓰레기가 들어가기 쉽고 수거할 때 부피도 많이 차지한다. 반면 납작하게 찌그러뜨려 배출하면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다. 배우 권율과 가수 션, 환경재단 최열 이사장 등이 캔 크러시에 참여했다.
내용물을 비우고, 용기를 헹군 다음 재질이 같은 것끼리 모으고, 서로 다른 재질은 분리해서 배출하는 건 환경부가 적극 권장하는 분리배출 방법이다. 우리나라의 분리배출 참여율은 80%를 넘지만 이물질이 묻거나 성질이 다른 재질들이 섞여 배출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제대로 재활용이 되지 않아 실질적인 재활용률은 40%대로 추산된다. 재활용률이 올라가면 이를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재활용의 시작은 가정 등 각 배출원에서 제대로 버리는 것”이라며 “소비자에게 분리배출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관심을 환기시키는 마케팅은 자원순환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 페트병으로 만드는 새 상품
가장 많이 배출되는 일회용품인 플라스틱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으로 만드는 기업도 늘고 있다. 그중 선두에 서 있는 건 페트병을 활용한 섬유 시장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전 세계 페트 재활용 시장 규모는 68억 달러(약 8조736억 원)에 달한다. 2026년이면 125억 달러(약 1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페트는 어느 정도 이물질이 섞여 있어도 부직포나 솜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깨끗할수록 길고 좋은 섬유를 뽑아낼 수 있어 부가가치가 높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배출된 페트로도 의류와 가방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간 국내에서 배출되는 페트병들은 섬유 시장에서 외면을 받았다. 색깔이 들어간 것이 많고 라벨이 잘 뜯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페트 플레이크(실을 뽑아낼 수 있는 페트 조각)를 수입해 써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모든 생수·음료 페트병이 투명한 색으로 바뀌고 일부 지역에서 투명 페트병만 별도로 배출하기 시작하면서 가능해졌다. 6월 플리츠마마는 제주도에서 회수된 삼다수 페트병을 활용해 가방과 옷을, 같은 시기 블랙야크와 코오롱FnC는 스파클 생수병을 재활용해 기능성 티셔츠를 만들었다.
글로벌 환경 기업 테라사이클은 플라스틱 밀폐용기를 만드는 락앤락과 9월 6일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제주 올레길에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벤치를 설치했다. 가로 150cm, 높이 38cm의 벤치 두 개를 만드는 데 락앤락이 올 초부터 수거한 오래된 플라스틱 밀폐용기와 제주 바닷가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150kg이 들어갔다. 테라사이클은 “해양에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동시에 제주 바다를 보는 시민들이 ‘해양 환경 보호를 실천해야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벤치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