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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프라이부르크 코리안 듀오, 생존경쟁 희망 쐈다

입력 | 2020-09-08 03:00:00

두 번째 시즌 맞는 권창훈-정우영
권창훈, 작년 리그 선발출전 6회 그쳐
정우영, 벤치 지키다 6개월 임대→복귀
평가전 동반출전… 정우영 2골, 권창훈 1도움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의 미드필더 권창훈(28번)이 7일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열린 구르니크 자브제(폴란드)와의 프리시즌 평가전에서 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프라이부르크에서 두 번째 시즌을 앞둔 권창훈은 전반 26분 날카로운 왼발 패스로 정우영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프라이부르크가 4-1로 승리했다. 사진 출처 프라이부르크 홈페이지

“형을 직접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다가가기 조금 힘든 스타일인 것 같아요(웃음).”(정우영)

1년 전 대한축구협회가 제작한 ‘빨리 친해지길 바라’ 영상물에 출연한 정우영(21)은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권창훈(26)과의 관계가 어색하다고 했다. 2017년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과 계약한 뒤 2군에서 성장한 ‘특급 유망주’ 정우영과 프랑스 디종에서 3시즌을 뛴 ‘왼발의 달인’ 권창훈은 지난해 6월 나란히 프라이부르크에 입단했다.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둘이지만 여가 시간에 같이 현지 음식점을 찾거나 볼링을 치며 친분을 쌓았다. 조금씩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존재가 된 둘은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제는 경기장에서 좋은 호흡을 보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프라이부르크에서의 첫 시즌은 둘 모두에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권창훈은 리그 23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었지만 선발은 6회에 불과했다. 리그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은 정우영은 1월 바이에른 뮌헨 2군으로 임대됐다가 6개월 뒤 복귀했다.

새 시즌을 앞둔 둘은 요즘 다시 한번 프라이부르크에서 미드필더로서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다시 권창훈을 만난 정우영은 “임대를 가보니 반년 정도 함께했던 창훈이 형이 많이 그리웠다. 형 옆에서 뛰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출전 기회를 찾아 바이에른 뮌헨 2군으로 임대를 떠났던 미드필더 정우영(29번)은 이번 시즌에는 프라이부르크에서 주전을 꿰차겠다는 각오다. 7일 구르니크 자브제와의 프리시즌 평가전에서 좌우 측면과 최전방을 활발히 오가며 팀 공격을 이끈 정우영은 2골을 터뜨리며 쾌조의 골 감각을 과시했다. 사진 출처 프라이부르크 홈페이지

프리시즌이 진행 중인 가운데 7일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열린 구르니크 자브제(폴란드)와의 평가전에 나란히 선발 출전한 정우영(2골)과 권창훈(1도움)은 3개의 공격 포인트를 합작하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프라이부르크가 1-0으로 앞선 전반 26분에 나온 정우영의 골은 ‘코리안 듀오’의 합작품이었다. 권창훈의 왼발 패스를 받은 정우영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프라이부르크가 13일(현지 시간) 발트호프 만하임과의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컵 1라운드 경기로 2020∼2021시즌을 시작하는 가운데 권창훈과 정우영은 모두 팀 공격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주전 경쟁에 청신호를 켰다.

둘은 도쿄 올림픽 동반 출전의 꿈도 키우고 있다. A매치 23경기(5골)에 출전한 권창훈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와일드카드’(24세 이상) 후보로 꼽힌다. 정우영은 ‘월반’을 통해 23세 이하 대표팀 합류를 노리고 있다. 도쿄 땅을 밟기 위해서는 이번 시즌 소속 팀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해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다. 권창훈은 “한 경기를 뛰어도 내가 가진 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그 한 경기로 많은 것(주전 발탁 여부 등)이 결정된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한편 최근 ‘리가츠바이’ 등 독일 매체들은 “프라이부르크가 독일 2부 리그 홀슈타인 킬의 이재성(28)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재성이 이적할 경우 한국 선수들은 과거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한솥밥을 먹은 구자철(알 가라파), 지동원(마인츠), 홍정호(전북)에 이어 다시 한번 분데스리가 소속 팀에서 ‘코리안 트리오’를 형성하게 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