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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집권 루카셴코 퇴진’ 요구 야권 인사 잇단 납치 의혹…EU “석방” 촉구

입력 | 2020-09-08 16:31:00


장기집권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66) 퇴진 운동이 1개월째 지속중인 동유럽 벨라루스에서 야권 인사들이 속속 실종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들이 대낮에 복면괴한에게 납치됐다는 목격담이 나오면서 당국이 루카셴코 퇴진 시위를 이끌어온 야권 인사 탄압을 시작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대선 불복 시위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야권 조정위원회 간부회 소속 임원 3명이 실종됐다. 특히 임원인 마리야 콜레스니코바는 이날 오전 10시경 민스크 시내에서 복면을 쓴 괴한들에 의해 미니버스에 강제로 태워졌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야권이 발칵 뒤집힌 상태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콜레스니코바 지난달 9일 대선에 입후보하려다 체포된 야권후보 빅토르 바바리코의 선거운동본부장을 담당해온 인물이다. 이어 이날 오후 조정위원회 소속 안톤 로드녠코프 공보서기 , 이반 크라프초프 집행서기도 실종됐다. 야권에서는 “정부가 이들을 강제로 납치 후 외국으로 출국시켰을 가능성을 높다”고 반발했다. 하루 전인 6일에도 유력 야권 여성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의 대리인 올가 코발코바가 정부 당국에 의해 폴란드로 강제 출국됐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야권 인사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EU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대표는 “EU는 정치적 이유로 억류한 모든 이들의 귀환을 요구한다”며 “벨라루스 당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벨라루스 당국은 “야권인사들을 연행하지 않았으며 모르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옛 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 소국 벨라루스에선 지난달 9일 열린 대선에서 26년간 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압승하자 이에 항의하는 야권의 불복 시위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