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에도 혁신 바람… 자정에 주문해도 24시간내 도착
경기 광주시 곤지암에 위치한 CJ대한통운 e-풀필먼트센터. 축구장 16개와 맞먹는 규모의 대형 풀필먼트센터(2∼4층)로 하루 170만 상자를 분류할 수 있는 메가허브 터미널(지하 1층, 지상 1층)이 한데 연결돼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 이커머스 특성에 잘 부합
곤지암 메가허브 터미널 ·아시아 최대 택배 허브 터미널 ·컨베이어벨트 전체 길이 43km ·하루 170만 상자 분류 가능. CJ대한통운 제공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소규모 판매자가 물류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다 보면 주문 시점과 상품 소싱 능력, 물류 인프라 등에 따라 배송 소요 시간이 들쭉날쭉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처럼 불안정한 배송 품질은 소비자 충성도 하락과 클레임 증가의 원인이 되기 쉽다.
○ 풀필먼트 투자 잇따라
곤지암 e-풀필먼트센터 2~4층 연면적 11만 5500m²(국제규격 축구장 16개 규모). CJ대한통운 제공
물류업체들 역시 풀필먼트 관련 서비스를 이미 시작했거나 속속 출시하고 있다. UPS, DHL, 페덱스(Fedex) 등은 일찌감치 자사의 이름을 내건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북미 지역에 진출하고 싶지만 현지 물류 인프라 투자 여력이 없는 중소 판매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4월부터 국내 물류 분야 최대 기업인 CJ대한통운이 풀필먼트 서비스 본격화에 나섰다. 전자상거래 상품에 대한 전문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CJ대한통운 e-풀필먼트’로 서비스명을 정했다. 첫 고객사는 LG생활건강이다. CJ대한통운은 LG생활건강과 풀필먼트 계약을 맺고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LG생활건강의 상품을 고객에게 24시간 내 배송해주고 있다.
○ 밤 12시에 주문해도 익일 배송 가능
CJ대한통운 e-풀필먼트는 허브터미널과 e풀필먼트센터가 결합한 ‘융합형’ 서비스라는 점에서 경쟁 풀필먼트와 차별화된다. 보통 주문한 다음 날 상품 배송을 받으려면 전날 오후 3시 이전까지는 주문을 해야 하지만, CJ대한통운 e-풀필먼트에선 밤 12시에 주문해도 다음 날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곤지암 메가허브 터미널과 붙어 있는 곤지암 e-풀필먼트 센터(국제규격 축구장 16개 규모, 연면적 11만5500m²)에 상품을 미리 입고해 놓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쿠팡을 제외하고 국내 대부분 풀필먼트 서비스는 라스트마일 단계를 택배 배송에 맡기는 실정이다. 그런데 택배 서비스는 택배화물을 효율적으로 취급하기 위해 보통 ‘집하→서브(sub) 터미널→허브(hub) 터미널→서브 터미널→배송’의 프로세스를 밟는다. 반면 CJ대한통운 e-풀필먼트에선 맨 처음 두 단계 과정(집하→서브 터미널)이 생략된다. 즉,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풀필먼트센터에서 곧바로 허브터미널로 상품이 이동돼 최신 자동 화물 분류기(일 처리량 170만 상자)의 분류 과정을 거쳐 전국으로 발송된다. 당연히 줄어든 시간만큼 배송 소요 시간도 짧아지는 것. 현재 CJ대한통운은 LG생활건강 외 생활용품 전문 업체인 생활공작소, 라이온코리아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안재호 CJ대한통운 전략기획팀장·상무 jaeho.ahn@cj.net
정리=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