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단체에 2300여개 수여… CCTV 통해 자축 행사 생중계 習 “코로나 방역 통해 中 우수성 입증”… 70분 연설 대부분 中책임론 반박 로이터 등 외신 “세계적 확산 외면”… 일부 댓글 “中정부 통계 못 믿어”
코로나 상황 모두 끝난 듯 메달 수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표창대회에서 유공자에게 메달을 수여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번 감염병 사태는 다시 한번 중국의 특성이 반영된 사회주의 체제의 우수성을 입증했다”고 말해 사실상의 코로나19 사태 종식 및 중국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베이징=AP 뉴시스
이날 중국중앙(CC)TV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표창대회 행사를 생중계했다. 중국의 방역 업무를 총괄한 중난산(鐘南山·84) 중국과학원 원사가 공화국 훈장을 받았고,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천웨이(陳薇·54) 군사의학연구원 연구원 등 3명은 ‘인민영웅’ 칭호를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에서 온 대표단 2000여 명 등 총 3000명이 참석했다.
시 주석은 이날 약 70분간의 연설에서 “코로나19 방역을 통해 중국의 정치 사회 문화의 우수성이 증명됐다”면서 “엄청난 노력 끝에 코로나19 전쟁에서 중대하고 전략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의 방역 성과에 대해서도 자화자찬했다. 그는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은 공개적이고 투명했다”면서 “국제적으로는 32개국에 34개 의료 전문가 조직을 파견하고, 150개국에 의료 물품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런민(人民)일보와 CCTV 등 중국 매체들은 시 주석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14억 중국 인민이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해석했지만 시 주석은 “전면적 승리에는 아직 노력이 더 필요하다”며 ‘승리 선언’을 하지는 않았다.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비판과 여전히 미국, 인도, 브라질 등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 중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중국 정부의 대규모 기념행사에 대해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전 세계 수십억 명이 코로나19 때문에 고통받고 있고, 사망자도 90만 명에 이르는 등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에 달린 댓글에는 “중국 정부의 통계를 믿을 수 없다”는 등 중국을 불신하고 비판하는 내용이 많았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