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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이 美 뜯어먹어… 中의존 끝낸다”, 中은 “美에 맞서 데이터 안보 국제표준 제정”

입력 | 2020-09-09 03:00:00

디커플링 다시 꺼내든 트럼프… “美 핵 능력 쓸일 없길 바란다”
왕이 “美 안보 거론, 노골적 횡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중국이 미국을 뜯어먹고 있다. 중국에 대한 의존을 끝내겠다”며 중국을 거세게 비판했다. 하루 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미국에 맞서 자체적으로 데이터 안보에 관한 국제표준을 제정하겠다는 ‘글로벌 데이터 안보’ 구상을 발표하며 맞섰다. 중국 관영매체는 미국 국채 매각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우리가 준 돈을 군사력 강화에 쓰고 있다”며 “중국과 거래하지 않으면 수십억 달러를 잃지 않는다. 디커플링(탈동조화) 혹은 엄청난 관세를 통해 중국에 대한 의존을 영원히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핵 능력이 중국에 훨씬 앞서 있다며 “미국의 강화된 핵 능력을 쓸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을 이유로 신장위구르에서 생산되는 면 제품의 수입 금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 틱톡, 위챗 등 중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을 미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규제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청정 네트워크’ 구상안을 발표하며 중국 통신사, 앱, 클라우드 등을 미 시장에서 퇴출하겠다고 밝혔고 이달 들어 중국 반도체 기업 SMIC의 거래제한을 검토하는 등 파상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왕 부장은 “일부 국가가 안보를 핑계로 선두 기업을 공격하는 것은 노골적 횡포”라며 미국을 정조준했다. 특히 중국 중심의 IT 규칙 및 표준을 제정해 중국 IT 기업을 안보 위협으로 거론하는 미국과 맞서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6월 말 기준 일본(1조2613억 달러)에 이은 세계 2위 미 국채 보유국인 중국이 1조744억 달러의 보유물량 전체를 매각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우선 일부분을 매각해 국채 보유량을 8000억 달러까지 낮춘 후 미국의 대응 수위를 봐가며 매각 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이 미 국채를 대량으로 팔면 달러화 가치가 폭락하고 금리가 급등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마비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