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환경존중’ 모토 伊브랜드 ‘세이브더덕’ 창업자 바르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 줄이려고 페트병 재활용 원료로 옷 만들어 “패션의 미래는 지속가능에 있어”
니콜라스 바르지는 “지속 가능성은 우선순위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산업의 탁월함을 결정하는 장인정신, 디자인, 혁신과 함께 당연히 고려해야 할 요소”라고 말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세이브더덕(SAVE THE DUCK)은 이런 트렌드의 최전선에 선 비건 패션 브랜드다. 지속 가능성과 동물 윤리 이슈가 본격화되지 않았던 2012년 ‘동물과 환경에 대한 존중’을 모토로 이탈리아에서 설립됐다. 주로 패딩 등 도시적 감성을 지닌 아웃도어 컬렉션을 선보여 왔다.
한국 공식 론칭을 계기로 본보와 e메일 인터뷰를 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니콜라스 바르지(49)는 “패션에선 색다른 관점일 수 있지만 진정한 럭셔리는 결국 ‘삶의 질’ ‘아름다운 자연’과 연결되는 것이란 관점에서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친환경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 외에 패션을 통해 환경을 지킬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는 “이미 가진 아이템을 아껴 입는 것”을 꼽았다. 좋아하는 옷을 사되 일생 동안 혹은 그 이상 철저히 관리하라는 것. 바르지는 “티셔츠 한 장 만드는 데 2700L의 물이 든다”며 “옷은 꼭 필요할 때, 저온으로 빨리 세탁하고 재활용보다는 기부를 통해 제품 수명을 최대한 연장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동수단으로 전기자전거를 활용하고 사무실에서는 고양이와 함께 지낸다. 어릴 때부터 양치할 때 수도꼭지를 잠그는 기본적인 방법으로 물 절약을 실천해 왔고 서핑을 통해 자연을 향한 애정을 키웠다. 그는 “환경에 완전히 무해한 삶은 불가능하겠지만 인생은 작은 것을 실천하며 큰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내겐 패션이 그런 의미”라고 말했다.
‘오리를 구한다’는 브랜드명처럼, 그는 동물의 죽음과 토지 황폐화, 수질 오염을 야기하는 원료는 일절 쓰지 않는다. 그 대신 페트병을 재활용한 원료, 에코퍼(친환경 인조모피), 자체 개발한 신소재 충전재로 의류를 제작한다. 직원의 인권을 존중하는 것부터 온실가스 배출 감량에 이르기까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선 생산 유통의 전 과정에서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 한국에서 첫선을 보이는 가을겨울 컬렉션 역시 티베트의 카슈미르 라다크 계곡과 주변에 사는 동물에서 영감을 받아 친환경 소재와 재활용한 원단으로 제작했다. 바르지는 “기후변화는 모두의 문제”라며 “지속 가능한 방향과 윤리적 열망이야말로 패션의 미래에 대한 유일한 답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