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1분 과학’ 펴낸 유튜버 이재범씨

‘1분 과학’이란 표제를 내건 이재범 씨의 유튜브 채널 영상 길이는 10분 정도다. 이 씨는 “책에서 소개했듯 시간의 흐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1분처럼 짧게 느낄 만큼 재미난 과학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흥미로운 생활 관련 정보를 과학 서적에서 찾은 자료에 근거해 전달하는 ‘1분 과학’은 2016년 개설해 70만6000여 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이다.

고등학생 때 입시 공부의 압박감에 고민하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이 씨는 노스캐롤라이나대(UNC)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며 과학책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귀국한 뒤 책을 읽다가 흥미롭다고 느낀 내용이 눈에 띄면 관련 자료를 모아 원고를 쓰고 방에서 혼자 컴퓨터로 만든 영상을 하나씩 유튜브에 올렸다.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깃거리가 생겨야 영상을 만드는 거라서 업로드 간격이 들쑥날쑥이었어요. 천성이 워낙 게으르기도 하고…. 어떨 때는 2, 3주 만에 올리다가 어떨 때는 2, 3개월이 지나도록 업로드를 안 했습니다. 댓글 보면 구독자들 원성도 많아요. 광고 제안이 들어와도 거절했던 이유 중에는 정기적 업로드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죠.”
이 씨는 “영어 원서도 찾아 읽지만 과학 논문이 게재되는 온라인 저널을 구독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 보니 그가 만들어 올리는 영상, 그 원고를 바탕으로 그려진 만화 내용은 심도 있게 검증된 과학 지식을 소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과학을 좋아하는 비전공자가 자신이 찾아낸 정보를 나름의 방식으로 엮어내 전하는 콘텐츠. ‘강연’의 틀을 버리고 허세 없이 편안하게 잡담하듯 들려준 까닭에 적잖은 사람들의 호감을 얻은 것이다. 그는 “역사와 학습 만화 시리즈를 주로 그려온 최준석 작가님이 유튜브 영상과 또 다른 재미를 더해 만화를 만들어 주어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대중과 소통하는 경험을 더 쌓은 뒤에는 과학 콘텐츠를 활용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되고 싶습니다. 미국 코미디언 빌 버의 팬이에요. 사회 각 분야의 온갖 정보를 날카로운 통찰을 담아 많은 사람들이 쉽게 소화할 수 있게 전달하는 최고의 소통 방법이 스탠드업 코미디라고 생각해요. 그런 솔직담백한 풍자 코미디의 진미를 요즘 한국에서는 즐길 수 없어 아쉽습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