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르코르뷔지에’… 스위스 태생 프랑스 유명 건축가
작업 건축물-설계도 등 언급 없이 삶의 터전 되짚으며 건축관 조명

프랑스 로크브륀카프마르탱 해변 언덕의 르코르뷔지에 묘. 그는 “태양을 향해 헤엄치다 죽는 것은 멋진 일”이라던 자신의 말 그대로 바다에서 사망했다. ⓒ신승철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기행문으로 한 인물의 삶을 조명하는 형식을 유지하는 이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는 어쩌면 건축가를 살피는 데 가장 적합한 형식일지도 모른다. 철들기 전에 의도하지 않게 경험한 도시, 공간, 사물이 훗날의 작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부인할 건축가는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첫 장(章)은 르코르뷔지에가 1887년 출생한 스위스 산골 마을 라쇼드퐁 방문기. 1965년 바다수영을 즐기다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말년을 보낸 안식처였던 프랑스 해안 마을 로크브륀카프마르탱 답사기가 마지막 장이다.
젊은 시절 떠난 동쪽으로의 건축 여행 중에 머문 그리스 아토스산의 수도원 이미지, 도제식 교육을 받으며 근무했던 독일 베를린 페터 베렌스 사무소의 모습은 이 건축가가 남긴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의 폭을 적잖이 넓혀 준다.
“르코르뷔지에는 늘 자를 들고 여행을 다녔다. 그의 옷에는 자를 넣는 주머니가 따로 있었다. 그는 건축물뿐 아니라 보기 좋은 사물이 보이면 곧바로 치수를 쟀다. 그는 편리하면서 아름다운 비율을 찾기 위해 평생 연구했다. 피아노 교사였던 어머니 덕분에 그는 아름다운 선율이 인위적인 스케일에서 비롯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