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엄마가 추미애가 아니라 미안해…”

입력 | 2020-09-09 03:00:00

[추미애 아들 특혜의혹]
글 새겨진 티셔츠 온라인서 화제… 조국 이어 추미애 논란에 반감
“아직 수사 진행중인데” 신중론도



추미애 법무장관. 국회사진기자단/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훗날 두 아들에게 추미애 법무부 장관처럼 ‘부모 찬스’를 주지 못할 게 분명해서 벌써부터 미안합니다.”

추 장관 아들 서모 씨의 군복무 관련 의혹에 대한 논란이 갈수록 거세지며 20, 30대 젊은층에서 분노를 표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특혜 논란을 비꼰 ‘아빠 찬스’에 빗댄 ‘엄마 찬스’란 말도 소셜미디어 등에서 크게 번지고 있다.

특히 자식을 키우는 부모나 가족들의 성토가 컸다. 8일 온라인에서도 ‘엄마가 추미애가 아니라 미안해…’라는 글자가 새겨진 티셔츠 사진이 내내 화제였다. 서울에서 두 아들을 키우는 직장인 이모 씨(33)도 추 장관 관련 기사를 접하며 자격지심부터 들었다고 했다. 이 씨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는 봐야겠지만 유력 정치인의 아들이 아니라면 이런 특혜는 꿈도 꾸지 못한다”며 “언젠가 커서 입대할 아들들에게 이런 특혜를 주지 못할 테니 괜히 속이 상한다”고 분노했다.

서 씨처럼 카투사로 복무했던 예비역이나 현재 복무 중인 군인들도 반감을 드러냈다. 서 씨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박모 씨(26)는 “서 씨는 외박이나 휴가 미복귀 문제로 다른 부대에도 소문이 날 만큼 유명했다”며 “같이 복무한 동료로서 부끄럽고 허탈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또 다른 카투사 출신인 이태영 씨(29)는 “카투사로 복무하는 것 자체가 이미 큰 혜택을 받은 건데, 편법과 부정 청탁까지 이뤄졌다니 화가 난다”고 했다.

수도권에서 의무경찰로 복무하고 있는 이모 씨(22)는 “사실 군대에서 제일 민감하고 예민한 문제가 보직과 휴가”라며 “여당 정치인 아들이라고 편의를 봐준다면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현직 군인 모두가 엄청난 박탈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신중론도 나왔다. 취업준비생인 권모 씨는 “이번 사건은 입대한 아들까지 챙기려 드는 전형적인 ‘헬리콥터 부모’의 사례라는 생각이 든다”며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인 만큼 미리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반응했다.

강승현 byhuman@donga.com·이청아·신규진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