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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뉴욕증시 더 떨어진다”…‘기술주 버블’ 경고

입력 | 2020-09-09 08:31:00


뉴욕증시가 사흘 연속 하락한 가운데 많은 금융 전문가가 앞으로 더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금융시장 전문지인 미국의 마켓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문사 워싱턴피크의 앤드류 펄린 설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증시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전문가 집단에 합류했다.

수십년 전 일본의 버블(거품) 경제를 경험한 바 있는 펄린 CIO는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당시와 ‘데자뷔’처럼 흡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일본에서는 부동산이 투기의 중심에 있었다”며 “현재 미국에서는 기술기업이 투기의 중심에 있다”고 단언했다.

펄린 CIO는 “클라우드, 디지털 결제, 전기자동차, 식물성 식품, 또는 주거 경제와는 무관한 주식이 갑자기 급등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개별 주식과 그 부문을 중심으로 버블이 형성된다”며 “과잉 투자의 동심원이 넓어지면서 버블에 감염되는 주식도 늘어나며, 터무니없이 과장된 주식은 근본적 분석과 주가를 혼동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펄린 CIO는 이날 21% 폭락한 테슬라가 궁극적으로 더 넓은 시장에 불안정한 영향을 미칠 “과잉 투자”의 한 예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테슬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이 지나치게 높은 주식의 대표적인 예다. 1980년대 후반 일본 도쿄증시에 이러한 주식이 많았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현재 뉴욕증시에서 8513개 종목 중 530개 종목이 PBR이 10 이상인 매물이다. PBR이 10이라는 것은 주식 하나가 수익에 비해 10배 비싸게 팔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펄린 CIO는 미국에서 PBR이 10을 초과하는 주식 거래가 더 많았던 때는 지난 2000년 3월 딱 한 차례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닷컴 버블’이 무너졌던 시기다.

그는 “요점은 PBR이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17세기 개당 10만달러까지 치솟았던 네덜란드 튤립 투기 파동을 그 예로 들었다.

펄린 CIO는 “이것이 거품이라는 골치 아픈 일에 말려드는 경로다”며 “거품은 수축되지 않고 터질 때까지 계속 팽창하기 때문에 한번 터지고 나면 그 충격이 크고 여파는 복잡해진다”고 강조했다.

뉴욕증시는 이날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4주 만에 최저로 밀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 사흘 동안 10% 넘게 빠지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