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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좌석 떼고 화물기로”···대한항공, 개조 화물기 첫 운항

입력 | 2020-09-09 11:28:00


대한항공이 화물 수송을 위해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한 보잉777-300ER 기종을 처음 화물 노선에 투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여객 감소를 화물 수송으로 만회하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화물기로 개조한 비행기가 수송에 나선 것이다.

9일 대한항공은 화물 전용 항공기 KE9037편이 8일 밤 10시 인천공항을 출발해 현지시각으로 같은 날 밤 10시 미국 콜럼버스 리켄베커 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콜럼버스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도시로, 미국 내 의류기업과 유통기업의 물류센터가 집중돼있는 화물 거점이다. 글로벌 항공사들이 항공화물 수요 확보를 위해 각축을 벌이는 곳이다. 대한항공은 향후 개조한 2대의 항공기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화물 노선망 등과 연계해 자동차 부품, 전자 부품, 의류 등의 화물 수요를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0일 국토교통부에 여객기 좌석을 제거하고 객실 바닥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도록 하는 개조작업 승인을 신청했다. 이후 국토부와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의 기술 검토 및 운항 적합성 안전성 검사를 거쳐 1일 개조작업 승인을 받았다. 보잉777-300ER 여객기는 항공기 하단(Lower Deck)의 화물적재 공간에 약 22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여기에 승객 좌석을 제거할 경우 약 10.8t의 화물을 추가로 실을 수 있게 된다.

여객기에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하는 개조 작업은 상당한 수준의 기술적 검토와 역량이 필요하다. 단순히 좌석을 제거하는 것뿐 아니라 기내 전기배선 작업 등을 다시 해야 하며, 화물을 움직이지 않게 고정하는 잠금 장치로 설치해야 한다.

또한 대한한공은 코로나19로 운휴 중인 보잉777-300, 보잉787-9, A330-300 등 여객기의 벨리(Belly, 여객기 하부 화물칸) 수송을 적극 활용해 항공 화물시장 수요에 대응해왔다.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승객 없이 화물만 수송한 여객기 운항 횟수는 월 평균 420회, 월 평균 수송량은 1만2000여 t에 달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 위기 극복으로 화물 공급을 최대한 증가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화물 부문 수익 증대로 2분기(4~6월)에 1485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변종국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