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주간 40여개 시군구서 발생
소규모 감염 건수 한달前의 6배… 발생지역 수도권에 26곳 몰려
17개 시도 가운데 14곳서 나와
전문가 “조용한 전파 널리 퍼져 언제든 대규모 감염 이어질수도”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 아래로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전국 단위의 산발적인 소규모 집단감염을 꼽았다. 정 본부장은 9일 브리핑에서 “무증상·경증 환자로부터 이어지는 산발적인 소규모 또는 중소규모 집단 발병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며 “지역 감염의 범위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환자 감소 추세가 예전보다 좀 지연돼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등 코로나19 2차 대유행으로 이어진 대규모 집단감염은 잦아들었지만 소규모 집단감염의 불씨가 잡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2주간(8월 23일∼9월 5일) 발생한 집단감염 52건은 모두 확진자 4명 이상 60명 이하의 소규모였다. 이 중엔 환자 수 10명 미만인 경우가 절반인 26건에 이른다. 8일 기준으로 52건의 집단감염과 관련된 누적 확진자는 751명으로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1167명)의 64%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 소규모 집단감염의 발생 지역은 전국의 40여 개 시군구에 퍼져 있다.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뿐 아니라 부산과 강원 홍천, 충남 청양 등 비수도권 지역도 10여 곳에 이른다.
방역당국은 52건의 소규모 집단감염은 모두 첫 확진자의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 위험한 사례들이라고 설명했다. 무증상이거나 경증 환자에 의한 조용한 전파가 일으킨 감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확인된 소규모 집단감염은 일부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방역당국이 추석을 앞두고 긴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 교수는 “교회나 직장, 학원 같은 시설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감염과 달리 소규모 감염은 주로 사적인 만남이나 모임에서 발생해 대응이 어렵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와 관계없이 추석까지 남은 3주간 소규모 집단감염이라는 불씨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