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 염종현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이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송한준 의장, 이재명 지사, 염종현 대표의원.(경기도청 제공)2020.03.24/© 뉴스1
재난지원금 지급방식을 두고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웠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두고 장고하고 있다.
이 지사는 코로나19로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복지정책이 아닌 경제방역 차원에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녹록지 않은 재원 부담 때문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지난 3월24일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소득 등 어떤 조건 없이 도민 1인당 10만원씩의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발표했고, 이는 결국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결정까지 이끌어냈다.
하지만 정부·여당이 취약계층 위주의 ‘선별지급’으로 결정함에 따라 이 지사도 이를 수용한다며 한발 물러 선 모양새를 취했지만 전체 경기 도민에게 2차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허문 것은 아니다.
다만 경제방역정책으로서의 효과는 분명히 있지만 막대한 소요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문제에서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1차 재난기본소득 당시에도 도는 여유재원이 아니라 재난관리기금 적립액 6091억원 중 3405억원, 재해구호기금 적립액 2951억원 중 2737억원, 지역개발기금 기금보유액 9933억원 중 7000억원 차용 등을 통해 소요예산 총 1조3200억여원을 충당한 바 있다.
이 지사는 1차 재난기본소득 시행 당시 “있는 것 다 털었다. 더 없다. 이번 1회 외에 추가 여력은 없다”며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기존에 편성된 예산들을 대규모 삭감해 전환하는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지사는 전날(9일) 추석 경기 살리기 차원의 ‘한정판 지역화폐’ 지급과 관련한 기자회견 후 가진 질의응답에서도 2차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고심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현재 상태에서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위해서는)지방채 발행이 대규모로 이뤄져야 하는데 도 입장에서는 큰 짐일 수밖에 없다. 쉽게 결정내리기 어렵다”는 심경을 밝혔다.
다만 “정말로 심각하게 어려워지면 미래자산을 동원해서라도(해야 하지 않겠나)…도의회의 결정이 중요하다”며, 도의회 결단이 내려진다면 지방채 발행을 통한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이 이뤄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자칫 정부의 ‘선별 지급’에 역행한다는 오해도 살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1차 때와 달리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두고 정부·여당과 큰 논쟁을 벌인 터다. 차기 대권을 두고 힘겨루기라는 눈총도 받았다. 가까스로 ‘선별 지급’으로 봉합된 마당에 경기도 내라고 한정하더라도 ‘보편 지급’을 했다가는 당정에 반기를 드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
한편 도가 지난 5월 15~16일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효과 및 만족도 조사’ 결과 압도적 다수인 90%가 ‘잘했다’고 답했다.
‘자영업자 경영난 극복에 도움이 될 것’ ‘가정 살림살이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도 각각 80%를 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