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마친 뒤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걸어서 퇴근하던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BJ(인터넷 방송 진행자)에게 이른바 ‘별풍선’을 쏘며 돈을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별풍선은 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의 후원시스템으로, 별풍선을 받은 BJ는 수수료를 뗀 나머지를 현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10일 강도살해, 시신은닉 미수, 신용카드 부정사용, 사기 혐의 등의 혐의를 받는 A 씨(29)를 이날 오후 검찰에 넘긴다고 밝혔다.
A 씨는 애초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A 씨가 돈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 결과 A 씨는 여성 BJ에게 후원을 하다가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적인 빚을 청산하지도 못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A 씨가 모아둔 돈을 전부 탕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계획범죄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동아일보DB
B 씨는 제주시 도두항 인근 편의점에서 시간제로 근무했다. 평소 오후 5∼6시에 퇴근해 1시간 30분가량의 거리를 걸어서 귀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빼앗은 신용카드로 편의점에서 생필품 등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5시간 뒤 다시 범행 장소를 찾아 시신을 은닉하려던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다음 날 밭주인이 B 씨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B 씨의 아버지라고 밝힌 누리꾼은 이달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요즘 막노동만 해도 하루 일당으로 일주일은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교통비를 아끼며 출퇴근하는 여성을 뒤따라가 흉기로 살인했다는 게 너무 억울하다”고 하소연 했다.
그러면서 “저의 딸(피해자)은 편의점에서 주말도 쉬지 않고 매일 5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했다. 집에서 편의점까지는 걸어서 약 1시간 30분이 걸리는 거리”라며 “사건 후 알게 됐지만 버스를 이용하면 교통비가 많이 들어 그 비용이라도 반으로 줄여 저축하기 위해 눈이나 비가 안 올 때는 걸어서 퇴근했다”고 적어 안타까움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