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춤판 워크숍’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는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장(가운데). 소상공인연합회 제공
김호경 산업2부 기자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소공연의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시행 이후 소상공인 피해가 커졌지만 ‘존재의 이유’를 저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2개월 넘게 거의 모든 업무가 마비됐습니다.” 소공연 직원들은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답변했다. 올해 6월 말 ‘걸그룹 춤판 워크숍’ 논란으로 불거진 배동욱 소공연 회장 사퇴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격해지며 정상 업무를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달 4일 배 회장에게 ‘엄중 경고’와 보조금 환수 등 시정 명령을 내렸다. 특별점검 결과 배 회장 관련 의혹 상당 부분이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자 배 회장은 사흘 뒤인 7일 인사조치를 단행했다. 노조위원장을 본부장급으로 승진시킨 것. 언뜻 이해하기 어렵지만 노조위원장이 노조 활동을 못하게 하기 위한 인사라는 게 노조의 해석이다. 실제로 실장과 부장급 직원도 이번에 팀원으로 격하돼 노조는 이번 인사가 보복성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장 애로사항을 듣고자 수시로 열리던 간담회는 춤판 워크숍 이후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지금까지 소공연은 세 번의 논평과 한 번의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첫 논평은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시행 6일 뒤인 8월 25일, 실태조사는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격상 일주일 뒤인 이달 7일에야 나왔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올해 2월에만 두 번의 실태조사를 벌이고, 열 번의 논평과 세 번의 기자회견을 열었던 상반기(1∼6월)와 비교해 ‘개점 휴업’ 상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소공연은 약 700만 명에 달하는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유일한 법정단체다. 현장의 목소리를 국회와 정부에 전달하는 공식 ‘창구’라는 뜻이다. 2주째 영업을 못 하는 서울 노래방, PC방의 지난주 매출은 지난해의 1%에 불과하다. 소공연 업무가 정상화하기까지 기다려주기에는 그 빈자리가 너무 크다. 벼랑 끝에 선 소상공인들에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호경 산업2부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