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가상 조합 추천 받아보니
전문가들이 방탄소년단(왼쪽)과 협업에 어울리는 조합으로 각각 선택한 드레이크(오른쪽 위), DJ 칼리드(오른쪽 아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유니버설뮤직코리아·소니뮤직코리아 제공
케이팝 가수와 현지 팝 가수의 컬래버레이션은 중요한 요소다. 방탄소년단은 스티브 아오키, 체인스모커스, 할시, 에드 시런 등 해외 스타들과 합작을 통해 ‘BTS’에 덜 익숙한 현지 대중과 팝 골수 팬들에게도 문턱을 낮췄다. 블랙핑크는 두아 리파, 레이디 가가, 설리나 고메즈와 함께 팝 시장을 두드려 성과를 냈다.
소셜 파워가 강력한 케이팝 가수들은 현지 팝 가수들에게도 달콤한 마케팅 카드다. 가요기획사와 팝 배급사 한국지사들은 저마다 “아직 누구인지 밝힐 수 없지만 새로운 케이팝-팝 협업 논의가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한다. 업계 전문가들에게 미래의 가상 조합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이대화 박준우 대중음악평론가, 소니뮤직 워너뮤직 유니버설뮤직의 한국 쪽 담당자들이 다양한 답을 내놓기 전 “뇌피셜(腦+official·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자 직관적인 추천”이라는 전제를 했다. 음반사 간 협력 관계, 가수들의 스케줄 등 갖가지 사정에 따라 당장 내일 예측과 전혀 다른 조합이 공식 발표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 스트리밍 제왕, 인맥왕…BTS 손 잡을까
블랙핑크(왼쪽)와 위켄드. YG엔터테인먼트·유니버설뮤직코리아
몬스타엑스(왼쪽)와 해리 스타일스. 스타쉽엔터테인먼트·소니뮤직코리아 제공
여성 톱스타를 섭렵한 블랙핑크에게 이번엔 남자 스타는 어떨까. 고 마이클 잭슨을 연상시키는 매력적 음색과 가창력의 캐나다 가수 위켄드를 꼽으며 김지민 유니버설뮤직코리아 과장은 “위켄드는 케이팝 걸그룹과 착 달라붙을 만한 음색을 지녔다”고 했다. 그는 블랙핑크의 ‘Ice Cream’을 함께 부른 설리나 고메즈의 전 남자친구다. 사족.
몬스타엑스는 올 초 전곡을 영어로 부른 앨범 ‘All About Luv’를 빌보드 앨범차트 5위까지 올렸다. 거친 남성미를 강조한 ‘짐승돌’의 계보를 잇는다는 평을 듣지만 현지 시장에 다른 매력을 어필해 볼만도 하다. ‘Watermelon Sugar’로 인기를 얻는 영국 가수 해리 스타일스와의 합작은 어떨까. 영화 ‘덩케르크’에서 연기력도 보여준 다재다능한 스타. 이대화 평론가는 “해리 역시 남자 아이돌 그룹 출신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렇다. 스타일 좋은 스타일스는 ‘원 디렉션’의 멤버였다. 케이팝 침공 전, 아이돌 세계를 접수했던 그 그룹. 의미심장한 조합이다.
○ 포스트 멀론, 테일러 스위프트…거물은 많다
있지(ITZY)에게 이대화 평론가는 “걸 파워 이미지에 어울리는” 테일러 스위프트를 추천했다. 30대에 접어든 스위프트가 최근 포크의 영향을 잔뜩 담은 앨범 ‘folklore’에서 그간의 댄스 팝, 틴(teen) 팝 이미지와 본격적 ‘거리 두기’에 나서긴 했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인 만큼 접점을 만들 여지는 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