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대구대교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던 미사를 재개한 11일 오전 대구 중구 성모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한 천주교 신자들이 거리를 유지하며 기도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지난 8월부터 이어진 코로나19 2차 유행으로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종료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부가 쉽게 연장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한 때 400명 안팎이던 신규 확진자 추이가 꺾인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세자릿 수를 유지하고 있고 최근 며칠 사이에는 폭은 크지 않지만 확진자 규모가 다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76명 증가한 2만1919명으로 나타났다. 그중 지역발생은 161명, 해외유입은 15명이다.
지난 8일에는 교회를 중심으로 발생하던 종교 시설의 집단 감염이 서울 은평구 수색성당과 일본 불교의 한 종파인 일련정종 포교소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일련정종 포교소는 현재까지 파악된 누적 확진자만 20명이며 은평구 수색성당에서는 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9일에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병원 종사자와 그 가족까지 합해 누적 확진자만 무려 23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송파구 쿠팡 물류센터와 서울 종로구청 노동자, 경비 부천시 방문판매 업장, 경기 성남시 보경섬유 및 고시원, 대전 건강식품설명회 등에서 소규모 확진자가 계속해서 추가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이같이 소규모 집단감염이 일어난 곳이 50여군데이며 이곳들 중 대부분이 최초 확진자의 감염 경로가 확실하지 않다.
전문가들도 이같은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2.5단계를) 일단 계속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며 연장의 필요성을 밝혔다.
이 교수는 “확진자 숫자가 많은 것도 문제지만, 계속해서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가 20%를 넘고 있다”며 “조금 더 발병의 수준 정도를 낮추어야 안정적인 상황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전날 방송에서 “거리두기 단계를 변화시켰을 때 효과를 보려면 보통은 2~3주를 봐야하는데 아직은 충분한 효과를 낼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며 “전파경로가 확인이 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이 나온다면 단계를 내리기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위험요인이 될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거리두기 2.5단계를 유지하기에는 자영업자와 일반 시민들의 고통이 너무 크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로 대전지역 노래방 업주들은 최근 집합금지 명령을 풀어달라며 단체행동에 나서기도 했으며, 요식업계도 아우성을 치는 모양새다.
이에 정부도 고민에 빠졌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민을 생각하면 하루속히 제한을 풀어야겠지만 성급한 완화조치가 재확산으로 이어져 국민이 더 큰 고통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든다”며 “하루 이틀 상황을 좀 더 보면서 전문가 의견까지 충분히 듣고 앞으로의 방역조치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도 “거리두기 2단계 또는 수도권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서 확진자 수는 감소 추세에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하루, 이틀 정도 저희들이 총력을 기울여서 논의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