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27)의 카투사(KATUSA·미군 배속 한국군) 복무 당시 주한 미8군 한국군 지원단장이었던 이철원 예비역 대령이 11일 입장문을 내고 “서 씨에 대한 용산 배치와 보직 청탁이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실과의 통화 녹취를 통해서만 의혹을 제기했던 이 대령이 추 장관 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뒤 입장문을 내고 전면에 나선 것이다.
우선 이 전 대령은 신 의원 측과의 통화에서 자신이 제기했던 서 씨의 용산 자대 배치 청탁 의혹에 대해서는 “서 군이 미군 신병교육대에서 교육(을 받던) 중 참모 한 명이 ‘모처에서 서 군의 용산 배치 여부를 물었는데 안 된다고 하면서 카투사 부대 분류에 대하여 설명하였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저는 다른 참모들이 있는 자리에서 일체 청탁에 휘말리지 말라고 강조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다는 우려의 말을 했다”고 했다.
이 전 대령은 또 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 청탁 의혹에 대해선 “국방부로부터 통역병을 선발한다는 공문이 하달되자 참모들로부터 ‘서 군과 관련해 여러 번 청탁 전화가 오고, 2사단 지역대에도 청탁 전화가 온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하들에게 나중에 큰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인지시키고 제가 2사단 지역대에 가서 서 군을 포함한 지원자 앞에서 제비뽑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이 신원식 의원의 ‘최측근’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3사단장(신 의원)과 참모장(이 전 대령)으로 2011년 1월 말부터 4월 말까지 약 3개월을 같이 근무했다. 34년 군 생활 중 같이 근무한 수백 명 중 한 분”이라며 “이번 일로 인해서 거의 9년 만에 통화했다”며 부인했다.
직접 입장을 밝힌 배경에 대해 이 전 대령은 “신원식 의원 보좌관과 통화를 했는데 일부 내용만 보도되어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입장을 밝힌다”며 “이번 사건이 더 이상 정파싸움이 되지 말고 군의 청탁문화가 바뀌는 계기가 돼야 한다. 빨리 이 사건이 정의롭고 공정하게 해결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이 같은 이 전 대령의 주장에 대해 서 씨의 변호인은 “부대 및 보직 배치와 관련한 사항에 어떠한 외부 개입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라고 지속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군은 이 전 대령이 직접 청탁 정황을 주장하고 나서자 “검찰 수사로 밝혀져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군 관계자는 “서 씨 의혹 관련 증언이 추가로 나올수록 군도 추가로 해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 우려스럽다”고 했다.
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