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그제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최대 200만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전국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현금을 지원하는 건 건국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전체 소상공인 중 86%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례가 없는 정책이다 보니 지원 대상 선정을 놓고 일각에서 불만이 제기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당장 노래방 PC방 단란주점과 같은 집합금지 업종이면서 지원 대상에서 빠진 유흥주점, 콜라텍 업주들은 ‘정부 지시를 충실히 따랐는데 차별받는다’고 항의한다. 지원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부는 지원금 지급을 최대한 서두르되 현장의 합리적 문제제기에 세심히 귀를 기울여 공정한 집행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여당이 막판에 추가한 13세 이상 전 국민 통신비 지원, 초등학생 자녀 부모에게 주는 아동 특별돌봄 지원비 같은 현금 뿌리기식 정책이 초래할 후유증이다. 이미 중고교생 자녀를 둔 부모에겐 아무런 지원이 없다는 등의 불만이 나오고 있는데 적자국채를 발행해 마련한 돈으로 다수 국민의 환심을 사려던 여당으로선 곤혹스러운 일이다.
대형 재난으로 생계에 위협을 받는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건 정부의 책무다. 하지만 나랏빚을 내서 만든 소중한 재원을 용돈 나눠주듯 소모하는 건 무책임할 뿐 아니라 미래 세대에 죄를 짓는 일이다. 이번 지원은 과감하고 신속히 집행하되 더 이상 ‘현금 나눠주기’에 대한 기대심리가 뿌리내리지 않도록 재정원칙을 분명히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