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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긴장감 유지하되 영업장 피해는 줄일 ‘업그레이드 2.5’ 버전을

입력 | 2020-09-12 00:00:00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어제 100명대 후반으로 다시 늘면서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완화에 적신호가 켜졌다. 방역당국이 2주간 이어온 2.5단계 연장 여부를 이번 주말 결정하기로 한 가운데 코로나 불씨가 좀체 잡히지 않는 모양새다.

당국 기준에 따르면 2주간 일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 수가 50∼100명이면 2단계, 100∼200명 이상이면 3단계인데, 현재 2.5단계인 거리두기를 완화하기엔 수도권 확진자 추이가 충분히 줄지 않았다. 감염경로 미파악 환자 비율도 10일 기준 22.9%로 방역당국 목표치(5%)의 4배가 넘어 ‘조용한 감염’에 어디가 뚫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서울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대형병원에서도 잇달아 확진자가 나왔다.

이런 와중에 질병관리본부는 9일 “2.5단계 완화가 머지않았다”는 섣부른 낙관론을 내놓아 가뜩이나 코로나에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 마음을 해이하게 만들었다. 당국이 한강공원 내 밀집지역을 통제하자 통제선 밖에서 술판이 벌어지는 등 한 군데를 조이면 다른 곳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마저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도 거리두기 완화를 고민하는 이유는 경제를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가 8개월째 이어지면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섣부른 완화 조치는 잘못된 메시지를 발신해 사회적 긴장감이 함께 풀릴 소지가 있다. 방역기준에 없던 2.5단계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듯이 한강공원 음주 같은 느슨해진 행태에 대해서는 더 고삐를 조이되, 자영업자들의 생계가 달린 영업정지 조치는 완화하는 등 2.5단계라도 융통성을 발휘하는 업그레이드 버전도 가능할 것이다. ‘코로나 블루’ 예방을 위해서도 헬스장 등 건강 관련 시설은 엄격 관리를 전제로 문을 열게 해 시민들이 건강 관리를 하게 해줄 필요도 있다. 그 대신 환기, 면적당 이용 인원 제한,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강화하고, 위반사항 적발 시 ‘고발 조치’ 하는 등의 방안이 가능하다.

코로나와의 전쟁은 장기전이다. 상황에 맞게 융통성을 발휘해가며 방역과 민생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만 한다. 아울러 2주 남짓 앞으로 다가온 추석에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국민들은 막막해하고 있다. 정부는 추석 이동에 대한 권고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