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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美 퀄컴 차세대 5G 칩 전량 수주

입력 | 2020-09-14 03:00:00

대만 TSMC 제치고 1조원대




삼성전자가 반도체 설계 기업인 미국 퀄컴의 5세대(5G)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칩을 전량 수주했다. 삼성이 퀄컴의 차세대 주력 제품을 전량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퀄컴의 5G 스마트폰용 AP칩인 스냅드래건875(가칭) 전량 위탁 생산 계약을 따냈다. 수주 금액 규모는 1조 원대로 알려졌다.

AP칩은 스마트폰의 각종 기능을 구동하는 핵심 부품으로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불린다. 올해 12월 출시될 예정인 스냅드래건875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5G 스마트폰 ‘갤럭시S21’(가칭)을 비롯해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제조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도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퀄컴은 그간 프리미엄급 제품은 사실상 TSMC에 의존해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주력 제품을 삼성전자에 전량 위탁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경기 화성 파운드리 라인에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활용해 스냅드래건875를 양산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달 초 삼성전자는 퀄컴의 중저가 스마트폰용 AP칩인 ‘스냅드래건4’ 시리즈 생산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지난달엔 미국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파워10’, 최근엔 엔비디아의 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주에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분기(7∼9월) 점유율 17.4%로, TSMC(53.9%)에 이어 2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