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영산회상도’ ‘시왕도’ 맞은 신흥사 회주 우송 스님
10일 시왕도가 걸려 있던 설악산 신흥사 명부전을 둘러보는 우송 스님. 신흥사는 명부전 벽면에 시왕도를 복원할 계획이다. 우송 스님은 “영산회상도와 시왕도 환수를 계기로 불교문화의 수호와 보존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속초=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지난달 이운식을 거행했다.
“환영 법회를 크게 해야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여건이 좋지 않아 이운식을 통해 인사했다. 두 불화는 유물전시관에 보관 중이다.”
“두 불화는 6·25전쟁 뒤 혼란기에 사라졌다 이번에 제자리를 찾는, 환지본처(還至本處)했다. 우리 불교문화와 민족문화의 정수를 지켜내지 못한 것은 부끄럽고 가슴 아픈 일이다.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자성과 각성이 필요하다.”
―무단반출에 관한 기록은 있었나.
“기록은 특별히 없었다. 하지만 부처님과 탱화는 같이 조성하기 마련인데 극락보전 탱화는 시기가 맞지 않고, 명부전 벽면은 비어 있었다. 그러다 2007년경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에 있는 불화에 ‘설악산 신흥사’라고 써있다는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신흥사와 조계종은 물론 강원도와 속초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LACMA와 CJ그룹이 환수에 힘을 합쳤다.”
―앞으로 어떻게 관리하나.
―오현 스님 2주기가 지났는데….
1954년 무단 반출됐다가 최근 신흥사로 돌아온 영산회상도(위 사진)와 시왕도 일부(아래 사진). 신흥사 제공
―신흥사 주지로 10년이 넘었다.
“가람은 많이 정비됐으니 포교에 앞장서야 한다.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돌보고 지역 주민의 어려움도 어루만지겠다. 또 절 집안은 수행 풍토를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신흥사 선방 옆에 무문관을 조성할 생각이다. 관광객이 많아 제대로 공부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바깥세상 얘기도 자주 접하나.
―코로나19로 힘든 이들을 위해 조언해주신다면….
“이 고통은 우리만이 아니라 세계가 겪고 있다. 자신뿐 아니라 남도 안전하도록 마음을 쓰고 배려해야 한다.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是便正覺), 초심을 지키면 언젠가 바른 깨달음, 정각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초심을 잘 지켜야 승속을 막론하고 어려운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다.”
속초=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