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아들 특혜의혹] 아들 논란 9개월만에 첫 사과 “딱히 절차 어길 이유 전혀 없었다”… 軍규정 위반 부인하며 ‘결백’ 강조 법조계 “수사 가이드라인 아니냐”… 국민의힘 “계급장 떼고 의혹 밝혀야”
“딱히 절차를 어길 이유가 전혀 없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3일 아들 서모 씨(27)의 2017년 카투사(KATUSA·미군에 배속된 한국군) 복무 당시 특혜 의혹에 대해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며 9개월 만에 첫 사과를 했다. 하지만 “군은 아픈 병사를 잘 보살필 준비가 되어 있었고 규정에도 최대한의 치료를 권하고 있다”면서 서 씨의 23일 연속 휴가가 규정 위반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추 장관은 1281자 분량의 입장문에서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다가 역풍을 맞아 ‘삼보일배’에 나섰다가 높은 구두를 신을 수 없을 정도로 다리가 망가진 사실과 남편의 교통사고로 인한 장애 등 개인적인 일까지 언급하며 결백을 호소했다. ‘미안한 어미’ 등 아들에 대한 모성도 드러냈다. 정작 자신의 보좌관이 군 관계자에게 전화해 휴가연장을 요청한 사실이나 추 장관 부부 중 한 명이 국방부에 민원을 제기한 사실 등 핵심 쟁점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이 사안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검찰개혁의 중요성을 입장문 마지막에 덧붙였다. 그는 “검찰개혁 과제에 흔들림 없이 책임을 다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저의 운명적인 책무라 생각한다.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서 씨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검찰개혁을 흔드는 공격이라고 추 장관이 사실상 규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야당은 추 장관의 사과를 비판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추 장관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스스로 계급장 떼고 수사 받으며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추 장관은 의도치 않은 개입이 부당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여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공적 권력에 대한 안일한 인식에 아쉬움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이은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