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워드 신간 ‘격노’ 全文 입수 “알려진 것보다 훨씬 전쟁 가까이 가… 매티스에 요격 미사일 발사권한 부여” 욕설하며 “미국은 돼지저금통… 한국 지켜주려 3만명 주둔비 내” 무역적자 말하다 “韓 떠나고 싶다”
미국과 북한이 2017년 전쟁 직전까지 갔던 적이 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언급했다고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이 저서 ‘격노’를 통해 밝혔다.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은 북한의 한 항구를 폭격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가운데)과 매티스 장관(오른쪽)이 2017년 10월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참석한 모습. 워싱턴=AP 뉴시스
북한의 ICBM 발사 직후 제임스 매티스 당시 미 국방장관과 빈센트 브룩스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의 승인 아래 주한미군은 동해상으로 전술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186마일(약 300km)을 날아가 동해상에 낙하했다. 우드워드는 책에서 “(이 거리는) 미국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사일(ICBM) 발사를 지켜보는 사진이 찍힌 텐트까지의 정확한 거리였다”며 “‘김 위원장이 개인 안전을 걱정해야 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적었다. 미군이 김 위원장을 타격할 수 있는 거리를 계산해서 전술미사일을 쐈다는 것은 처음 알려진 일이다.
미국은 한편으로는 남북 간 전면전에 대비한 작전계획 5027을 검토했다. 작계 5027은 1단계(전진 방어로 서울 사수), 2단계(주요 지역 장악, 북한 군사력 파괴하며 추가 공격 저지), 3단계(미 지상군과 한국군이 북한 원산 상륙작전 및 북진 작전 개시)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면전 초기에는 선제 타격도 이뤄지게 된다. 여기에는 핵무기 80개의 사용 가능성까지 포함됐다고 우드워드는 적었다. 북한이 ICBM에 핵탄두를 실어 발사할 경우 미국도 북한에 대해 핵공격을 할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작계 5015의 주요 내용은 유사시 북한 수뇌부를 제거하고 핵과 미사일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미 정부는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경우에 대비해 요격 미사일도 준비했다. 2017년 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ICBM이 미국을 향해 발사될 경우 요격 미사일로 격추할 권한을 매티스 장관에게 부여했다. 매티스 장관은 “만약 (북한 미사일이) 시애틀을 향해서 발사된다면 우리는 그 순간 격추할 준비가 돼 있다”고 지인들에게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도 2018년 4월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북했을 때 “나는 전쟁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밥 우드워드
이 책에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6월 게리 콘 당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과 회의 중 대(對)한국 무역적자를 언급하다가 “한국에서 정말 떠나고 싶다”면서 “미국은 한국을 북한으로부터 지켜주고자 병력 3만 명을 주둔시키는 비용을 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미국)는 누구든 훔치고픈 돼지저금통”이라면서 욕설을 하기도 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조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