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프랑스에서 3박4일 간 진행된 야외 파티에 4000명이 운집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신규 확진자가 하루 1만 명이 넘는데도 시민들이 기본적인 방역조차 지키지 않아 프랑스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간 르파리지앵 등에 따르면 프랑스 서부 대도시 낭트 인근 바스굴렌 야외에서 11일(현지시간) 오후 무료 테크노 음악 축제가 열렸다. 13일 오전까지 이어진 이 파티에는 최대 4000명이 참석했지만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음악에 맞춰 서로 뒤엉켜 춤을 췄다. 방역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축제장 일대에서 불법 주차한 136명, 마약을 투약하거나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한 38명에게 벌금을 부과했을 뿐이라고 현지 방송은 전했다.
더구나 이 축제에는 프랑스 뿐 아니라 이탈리아, 벨기에 등 인근 국가에서도 많은 젊은이들이 참석했다. 이들이 자국으로 돌아갈 경우 새로운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낭트시는 축제 참석자에 대해 48시간 안에 코로나19를 검사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5월 봉쇄령 해제 후 여름 휴가철이 겹치면서 8월부터 확진자가 증가하는 데도 봉쇄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프랑스 정부는 11일 코로나19 격리 기간을 14일에서 7일로 단축했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은 “코로나19 감염 후 첫 5일 동안 전염성이 강하고 그 이후에는 약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오락가락 행보 속에 방역 인식이 약화되면서 12일에는 파리, 마르세유 등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노란조끼 시위까지 벌어졌다. 시위현장에서도 마스크 착용 등 방역이 거의 이루지지 않았다고 르피가로는 보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