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족, 플레이팅으로 ‘기분 전환’
백화점 고급식기류 매출 급증
젊은층은 SNS ‘인증샷’ 위해 중장년은 홈파티용으로 구매
1, 2인가구 늘며 단품도 ‘불티’

현대백화점이 7월 문을 연 서울 압구정본점 지하 2층 리빙편집숍 ‘아키타입’에 다양한 그릇 제품이 진열돼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서울 성동구에 사는 직장인 신승훈 씨(33)도 얼마 전 ‘랜선 회식’을 경험한 뒤 식기류에 관심이 생겼다. 랜선 회식은 오프라인 회식을 대신해 컴퓨터 앞에서 각자 음식을 들고 직장 동료들과 화상 채팅을 하면서 식사하는 것을 뜻한다. 신 씨는 “각자 준비한 음식과 담음새에서 그 사람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보이더라”며 “다음 랜선 모임을 위해 와인잔과 치즈를 담는 나무 플레이트를 새로 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식기 브랜드 ‘오덴세’, ‘르크루제’, ‘로얄코펜하겐’의 제품. 각 사 제공
구매층이 넓어지면서 식기류 구매 패턴도 바뀌고 있다. 이전에는 제품을 세트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1, 2인 가구가 주를 이루는 젊은 고객이 늘어나면서 단품 구매의 비중이 늘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1, 2인 가구는 많은 비용을 들여 세트로 그릇을 맞출 필요가 없기 때문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단품 그릇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혼부부가 주요 고객층인 식기 브랜드 ‘오덴세’에 따르면 7, 8월 두 달간 식기 세트류 매출보다 샐러드볼, 스테이크 접시 등 단품 매출이 30%가량 더 높게 나타났다.
‘아키타입’에서 판매하는 ‘권나리×스틸라이프’ 머그컵.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7, 8월 두 달간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프리미엄 식기류 신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50%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프리미엄 식기류도 13% 신장했다.
프리미엄 식기 브랜드는 이런 수요를 잡기 위해 우리 식생활에 맞는 한식기 세트를 적극 출시하고 있다. 덴마크 왕실 도자기 브랜드 ‘로얄코펜하겐’은 지난달 한식기 라인인 ‘로얄 웨딩 에디션’을 새롭게 출시했다. 기본 한식기인 밥그릇, 국그릇, 찬기와 오발 접시, 사각 접시 등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2인 세트 기준 80만∼200만 원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