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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는 모습이다. 8월 거래량이 전월의 반 토막이 난 데 이어, 이달 초반 신고 물량도 눈에 띄게 줄어 추가적인 감소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각종 규제로 투기수요의 진입이 어려워졌고,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패닉바잉’(공황구매) 실수요도 주춤해져 당분간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지역 아파트 실거래 신고 건은 현재(9월14일 기준) 216건에 불과하다. 7월(1만647건) 대비 절반 이상 급감했던 8월 거래량(3992건)에도 크게 못 미친다.
12·16 부동산 대책과 코로나19 사태로 연초 거래절벽과 가격 안정을 이어가던 서울 아파트 시장은 이후 급매물이 소진되고 개발 호재, 패닉바잉(공황구매) 등으로 재가열되면서 6월 거래량이 역대급인 1만5000여 건까지 치솟았다. 7월에도 1만건 가까이 거래돼 열기가 식을 줄을 몰랐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분위기가 급변했다. 6·17 대책에 이어 고강도 세금 규제인 7·10 대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관련 법안들이 지난달 통과돼 본격적으로 규제가 발효되면서 매수심리가 꺾였고 거래가 줄기 시작했다.
정부가 고가주택·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와 취득세를 대폭 높이면서 투기수요의 주택시장 진입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집값 상승 불안감에 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집을 사들이던 무주택 실수요자들도 코로나19 사태가 심화하고 집값 불확실성이 커지자 매수세가 주춤해졌다. 그사이 발표된 수도권 신규주택 공급계획인 8·4 대책도 패닉바잉 수요를 진정시켰다.
투기수요가 제거되고 실수요도 차분히 숨 고르기에 나서면서 줄곧 매도자 우위였던 시장은 자연스레 ‘매수자 우위’로 전환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조사에서 지난주(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전주(101.5) 대비 5.3포인트(p) 하락한 96.2를 기록해 3개월 만에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졌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지난달까지 장기간 감소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매물량도 이달 들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 조사에서 이달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2429건으로, 8월 말(31일, 4만1129건) 대비 1300건(3.2%) 늘었다. 값을 낮춰 급하게 내놓은 급매물도 8월 말 3463건에서 이달 현재 4179건으로 20% 이상 증가했다.
고공 행진하던 집값도 상승세가 둔화해 보합권으로 안정되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 0.01%를 기록, 3주째 보합 수준에 머물면서 마이너스(-) 진입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현재 규제 강도와 코로나19 장기화 등 시장 상황을 보면 거래절벽이 당분간 지속하면서 집값 하방압력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전세시장 불안으로 인해 일부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간간이 거래를 이어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