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군이 천연기념물 제103호인 정이품송(正二品松)의 후계목을 활용한 ‘수목장지(樹木葬地)’를 조성한다. 수목장은 화장한 뼛가루를 나무뿌리 주변에 묻는 자연 친화적 장례 방식을 말한다.
15일 군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 개장을 목표로 106억 원을 투입해 유골 2만 구를 수용할 수 있는 5만8397m² 규모의 공설 자연장지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5월 추경 때 기본실시설계비 8억3000만 원을, 지난달에 토지보상비 7억 원을 편성했다. 대상지는 보은읍 누청리 산58-1의 공동묘지 일원이다. 군유지인 이곳에는 현재 100기 안쪽의 무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군은 사업부지 내 분묘 연고자 조사를 위해 유연분묘 연고자 신고를 받고, 토지보상 절차도 밟을 예정이다.
수목장에는 정이품송 후계목을 활용한다. 테마가 있는 정이품송 수목장을 만들어 유족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제공하고, 정이품송의 유전자원도 보존하기 위해서다. 군 관계자는 “효율적인 토지 이용을 위해 공동묘지를 친환경 공설 자연장지로 개발하고 있다”라며 “토지주와 분묘 연고자들의 협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군은 2008년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아 정이품송의 솔방울에서 씨앗을 채취해 묘목을 길러냈다. 2010년부터 장안면 오창·개안리 2곳의 군유림 2.4ha에 양묘장을 조성해 1만2000여 그루의 후계목을 키우고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