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한국공예디자인진흥원장
서울 종로구 인사동 KCDF갤러리에서 열리는 ‘컵’ 전시회에서 공예작품을 들고 있는 김태훈 원장.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김태훈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 원장은 18일 개막하는 ‘2020 공예주간’의 주제인 ‘생활 속 공예 두기’의 의미에 대해 “코로나19 사태로 타인(他人)의 시선보다 자기 개인의 삶이 더 중요해졌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그동안엔 멋진 집과 자동차, 옷 등 외면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에 신경을 썼다면, 이제는 집에서 자신을 위해 즐길 수 있는 공예품에 마음을 두게 됐다는 의미다.
―‘생활 속 공예 두기’는 어떤 의미인가요.
―공예란 무엇인가요.
“서울옥션 공예전의 주제가 ‘The Beautiful & The Useful’이었습니다. 생활 속에서 실용적으로 쓰이면서도 심미성을 추구하는 것이 공예입니다. 법정 스님이 쓰신 ‘무소유(無所有)’란 책에서 자신은 책을 포함한 모든 소유욕을 버렸는데, 차를 마실 때 쓰는 다기 한 벌은 꼭 갖고 싶다고 하신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
―요즘 일반인도 도자, 염색, 한지 공예를 배우는 데 관심이 많은데요.
“저도 중장년 남성의 로망인 목공예에 관심이 많습니다. 올해 ‘공예주간’에 전국 425개 공방이 참여합니다. 백화점이나 구청의 문화센터처럼, 전국의 공방 클래스를 동네마다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소책자와 온라인으로 제공하려고 합니다.”
“공예의 생활화, 산업화, 세계화입니다. K팝과 한국영화가 지난 20년간의 노력 끝에 세계시장에 진출했듯이, 공예도 국내시장으로는 협소해 해외로 나가야 합니다. 한국공예가 유럽과 미국에는 많이 소개됐는데, 내년부터는 상하이, 베이징 등에서 열리는 박람회에도 참가해 중국 공예품과 정면으로 겨뤄볼 작정입니다.”
―젊은 세대에게 공예를 알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최범 미술평론가는 우리가 계승할 것은 ‘전통 공예’가 아니고, ‘공예 전통’이라고 말했습니다. 고려와 조선시대 공예품을 똑같이 만드는 장인도 필요하지만, 요즘 세대에게도 매력적인 공예 전통을 만들고, 젊은 공예인들이 맘 놓고 활동할 수 있는 산업구조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