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서 통장 60개 무더기 발견… 경찰, 범죄 연관성 수사나서
1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8차로 도로에서 7중 추돌 사고를 낸 뒤 전복된 포르셰. 40대 운전자는 차량을 몰기 전 대마초를 피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 남성은 환각 상태에서 두 차례 교통사고를 낸 뒤에도 신호를 어기며 과속했고 연쇄 추돌로 차가 멈추기 전까지 브레이크도 밟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5일 환각상태에서 두 차례 접촉 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도주치상 등)로 A 씨(45)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전날 오후 5시 40분경 해운대구 한 도로에서 운행 중이던 오토바이와 그랜저 차량을 잇달아 추돌했다. 이후 교차로 맞은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버스와 코란도 차량을 또 들이받았다. 사고 충격에 튕겨 나간 오토바이는 정차 중이던 쉐보레 등 차량 2대를 덮쳤다. 이날 사고로 4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온 몸을 크게 다쳤고 A 씨 등 6명은 어깨 등에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현장에 있던 차량 블랙박스를 보면 포르셰 차량은 7중 추돌 사고가 나기 직전, 다른 차량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지하차도를 빠져나와 교차로로 진입했다. 경찰은 A 씨가 시속 140km 이상 주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조사를 위해 포르셰 차량의 사고기록장치를 분석 중이다. 이 도로의 제한 속도는 시속 50km다.
경찰은 A 씨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함께 사고를 당한 동승자의 권유로 운전하기 10분 전 차 안에서 대마초를 피웠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소변 검사에서도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차에서 발견된 60여 개 통장의 출처를 추궁하던 중 대마초를 피운 사실을 털어놨다”고 전했다. A 씨는 “부동산 관련 사업을 하며 수년 전부터 모아 온 것”이라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이 자금과 대마초와의 연관성 등 범죄 혐의점을 확인 중이다. 또 A 씨를 상대로 과속으로 교통사고를 낸 뒤 도주한 이유 등을 캐고 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