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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초 피우고 시속 140km ‘광란의 질주’… 포르셰 40대, 부산서 9대 연쇄추돌 사고

입력 | 2020-09-16 03:00:00

차에서 통장 60개 무더기 발견… 경찰, 범죄 연관성 수사나서




1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8차로 도로에서 7중 추돌 사고를 낸 뒤 전복된 포르셰. 40대 운전자는 차량을 몰기 전 대마초를 피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 남성은 환각 상태에서 두 차례 교통사고를 낸 뒤에도 신호를 어기며 과속했고 연쇄 추돌로 차가 멈추기 전까지 브레이크도 밟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부산 해운대 도심에서 대마초를 피운 포르셰 차량 운전자가 ‘광란의 질주’를 벌이다 7중 추돌 사고를 일으켜 7명이 다쳤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5일 환각상태에서 두 차례 접촉 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도주치상 등)로 A 씨(45)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전날 오후 5시 40분경 해운대구 한 도로에서 운행 중이던 오토바이와 그랜저 차량을 잇달아 추돌했다. 이후 교차로 맞은편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버스와 코란도 차량을 또 들이받았다. 사고 충격에 튕겨 나간 오토바이는 정차 중이던 쉐보레 등 차량 2대를 덮쳤다. 이날 사고로 4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온 몸을 크게 다쳤고 A 씨 등 6명은 어깨 등에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앞서 A 씨는 두 차례 추돌 사고를 내고도 이를 수습하지 않고 내달렸다. 7중 추돌 사고 지점에서 570m가량 떨어진 도로에서 정차 중인 아우디 차량의 측면을 받았고, 이어 500m가량 달아나다 앞서 가던 포드 차량의 뒷부분을 추돌했다.

현장에 있던 차량 블랙박스를 보면 포르셰 차량은 7중 추돌 사고가 나기 직전, 다른 차량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지하차도를 빠져나와 교차로로 진입했다. 경찰은 A 씨가 시속 140km 이상 주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조사를 위해 포르셰 차량의 사고기록장치를 분석 중이다. 이 도로의 제한 속도는 시속 50km다.

경찰은 A 씨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함께 사고를 당한 동승자의 권유로 운전하기 10분 전 차 안에서 대마초를 피웠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소변 검사에서도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차에서 발견된 60여 개 통장의 출처를 추궁하던 중 대마초를 피운 사실을 털어놨다”고 전했다. A 씨는 “부동산 관련 사업을 하며 수년 전부터 모아 온 것”이라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이 자금과 대마초와의 연관성 등 범죄 혐의점을 확인 중이다. 또 A 씨를 상대로 과속으로 교통사고를 낸 뒤 도주한 이유 등을 캐고 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