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할머니 삶 부정당해” 주장… 새벽에 다수 게시 뒤 1개만 남겨 이용수 할머니 “尹문제 법이 판단… 기소돼 안타깝다고 말한적 없어”
업무상 횡령 등 8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15일 새벽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검찰의 기소에 항의하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93)가 등장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당일 삭제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는 “(윤 의원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없다. 법이 판단할 것”이라 말했다.
윤 의원은 기소 다음 날인 15일 오전 1시 전후에 ‘길원옥 할머니 말씀’ ‘90세에 가수가 된 할머니’ 등 길 할머니가 등장하는 영상들을 게시했다. 윤 의원은 “할머니의 평화인권운동가로서의 당당하고 멋진 삶이 검찰에 의해 부정당하고 있다”며 “제 벗들과 함께 할머니의 기억을 기억하고 싶어 올렸다”는 글도 썼다.
전날 검찰은 “윤 의원과 정의기억연대 관계자가 길 할머니가 가진 ‘중증 심신장애’를 이용해 정의연의 전신인 정의기억재단과 정의연에 7920만 원을 기부·증여하게 했다”며 준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할머니 건강은 지난해에도 이상이 없었다”면서 “검찰이 할머니를 심신장애 상태로 본 건 할머니를 모욕한 것”이라 말했다. 정의연 역시 15일 “검찰이 끼워 맞추기식 기소를 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15일 현재 게재했던 영상 가운데 하나만 제외하고 전부 삭제한 상태다. 남은 동영상은 길 할머니가 별세하신 김복동 할머니를 대신해 재일조선학교를 지원하겠단 의사를 밝힌 영상이다.
5월 정의연의 회계 투명성 문제 등을 처음으로 공개 지적했던 이용수 할머니는 15일 오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소된 윤 의원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없다. 윤미향 관련 문제는 법이 판단할 것이다. 나한테 묻지 마라”고 답했다. 또 이 할머니는 “윤미향이 안타깝다고 말한 적도 없다. (내가 그랬다는) 보도는 잘못 쓴 것”이라며 불쾌해했다.
이청아 clearlee@donga.com / 대구=명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