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관계의 종말’ 만화가 김용키 씨
김용키 작가(위 사진)는 “캐릭터의 대화를 활용해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이는 방법을 쓰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낯을 많이 가려 대화에 능숙하지 못하다”고 했다. ‘타인은 지옥이다’가 지난해 TV 드라마(아래 왼쪽 사진)로 만들어진 데 이어 최근 신작 스릴러 ‘관계의 종말’ 연재를 시작했다. 네이버웹툰·CJ ENM 제공
지난달 네이버웹툰에 연재를 개시한 신작 ‘관계의 종말’은 지난해 TV 드라마로 제작된 ‘타인은…’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낸 만화다. 빛바랜 느낌의 음습한 작화를 강조한 공포 스릴러물로 돌아온 그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이번에도 인간관계에 대한 불신과 폭력적 약육강식 세태를 드러내는 내용의 스릴러물로 보이는데 이 장르에 애착이 많은 것인지.
―컬러인데 빛바랜 흑백영화의 느낌을 주는 작화입니다. 지금까지와 대조적으로 확 밝은 이미지와 이야기의 작품을 선보일 계획은 없는지.
“데뷔작이 개그 만화였기에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사실 전작과 비슷한 분위기의 스릴러물을 곧바로 다시 연재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기왕 이렇게 된 거 ‘지옥 3부작’ 느낌으로 하나 더 해보면 어떨까 하는 기분도 드네요. 언젠가는 오컬트 스릴러 작품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전작 ‘타인은…’에 고시원 생활 경험담을 반영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만화도 마찬가지인지.
“‘타인은…’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기 위해 처음 서울에 왔을 때 경험을 모티브로 활용했습니다. 이번 ‘관계의 종말’에는 경험을 투영하지 않았지만 살면서 누구나 겪는 크고 작은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 그리고 그걸 치유하고 해소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타인은…’ 연재 중에 ‘악역 캐릭터가 나를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 같다. 왜 허락 없이 그렇게 했냐. 언젠가 너를 찾아가겠다’라는 진지한 위협이 담긴 장문의 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후로 공개적인 자리에 갈 때 좀 무서웠어요. 하지만 경험을 변형해 창작물에 반영하는 건 만화가라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요.”
―여러 가지로 갈수록 불안해져 가는 세상 속에서 인간관계에 대해 어떤 원칙과 가치관을 품고 살아가고 있는지.
“사실 ‘타인은…’ 연재 무렵에 사람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사람은 사람 사이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걸 문득문득 깨닫게 돼요. ‘타인은…’ 후기에 쓰려다가 오글거린다 싶어서 안 쓴 말인데, ‘지옥이 타인에게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천국도 타인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