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joy & Golf] 체중 20kg 늘려 장타 날리는 디섐보, ‘골프의 꽃’ 퍼트에서도 16위 질주 더스틴 존슨-욘 람-임성재도 장타-숏게임 모든 분야서 승승장구
18번홀에서 진행된 1차 연장전. 욘 람(26·스페인)이 홀컵 왼쪽 20m가량 떨어진 곳에서 한 버디 퍼팅은 그린 경사를 만나 90도 가까이 꺾이더니 그대로 홀컵 안으로 사라졌다. 다음 퍼팅을 위해 걸어가던 람은 공이 사라지자 허공을 향해 서너 차례 주먹을 크게 휘두르며 포효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존슨은 믿기지 않는 듯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존슨과 람은 300야드 이상의 티샷을 날리는 소문난 장타자. 최근 환상적인 어프로치와 퍼트 등 숏게임까지 겸비하면서 진정한 강자의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평균 드라이버 거리 311야드로 10위에 이름을 올린 존슨은 홀당 평균 퍼팅수도 1.704개로 3위를 차지했다. 흔히 드라이버는 쇼, 퍼터는 돈이라는 말이 있는데 존슨은 두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상금 랭킹 2위로 마친 람 역시 307.6야드(22위)의 비거리를 보내면서도 홀 당 평균 퍼팅수도 1.717개로 8위에 올랐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로 선정된 저스틴 토머스(27·미국)도 304.2야드의 장타자. 토머스가 상금 랭킹 1위(734만 달러)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장타뿐 아니라 홀당 평균 퍼팅수를 1.722개(12위)로 줄였던 것도 큰 힘이 됐다. 토머스는 타이틀리스트 TS3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존슨과 람은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다.
디섐보의 실험은 올 시즌에서 결과로 입증됐다. 디섐보는 PGA투어 2019∼2020시즌에서 평균 드라이버거리 322.1야드로 장타 1위가 됐다. 디섐보는 자신이 우승한 PGA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에서 드라이버샷 평균 350.6야드를 날리기도 했다. 이는 PGA투어가 거리와 방향 등을 측정하기 위해 2003년 도입한 샷링크 제도 이후 대회 우승자로서는 최장타 신기록이다. 디섐보는 코브라 킹 스피드존 드라이버를 사용한다.
토머스는 자신이 우승한 PGA투어 월드골프챔피언십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 최종 4라운드에서 티샷과 세컨드샷 실수에도 환상적인 어프로치로 공을 홀컵 90cm에 바짝 붙여 버디를 낚는 환상적인 숏게임을 보여준 바 있다.
요즘 장타자들은 골프의 꽃으로 불리는 퍼트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팔을 쭉 편 채 팔꿈치를 몸에 딱 붙인 상태에서 부자연스러운 퍼트로 유명한 디섐보는 평균 퍼팅수 1.726개 로 전체 선수 중 16위에 자리하고 있다.
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에 2년 연속 출전한 임성재(22)는 혼다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두며 눈부신 성과도 거뒀다. 투어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그린 적중률을 88.9%보이며 존슨을 1타 차로 바짝 뒤쫓기도 했다. 임성재의 평균 그린 적중률은 67.08%이고, 평균 퍼트 이득 타수는 0.233으로 존슨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임성재 역시 평균 드라이버 거리가 300.5야드로 장타자로 꼽힌다.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11위에 오를 만한 기량을 갖췄다. 임성재는 타이틀리스트 TS3 드라이버와 보키 SM8 웨지를 사용하고, 퍼터는 스코티 카메론 팬텀 T6을 사용한다.
임성재 역시 파워와 정교함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PGA투어 신인왕을 거쳐 두 번째 시즌도 성공적으로 마친 임성재의 새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